2018.05.04
- WM보다 IB 강화하자 부동산 PF도 덩달아 봇물… 수익률·인력증원 활기
증권사가 자산관리 등 본업보다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투자로 986억원을,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투자로 959억원을 벌었다. 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부동산 투자를 위한 부서를 신설했다. <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증권업계가 본업인 펀드 판매ㅡ 및 사후 관리 보다 부동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사는 본래 펀드 판매업과 자산관리(WM)을 통한 브로커리지를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펀드판매사설정규모에 따르면 3월 30일 기준 증권사는 107조원을 기록했던 전월 말 대비 9조원 감소한 98조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조원이 감소한 수치이기도 하다.
반면 투자은행(IB)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흐름 속에서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는 활기를 띠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투자로 986억원을 수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에 기록한 858억원보다 128억원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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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부동산 투자로 959억원의 수익을 거둬, 전년에 기록한 824억원보다 135억원을 더 벌어들였다.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다만 대형증권사 뿐이 아니다.
중소형 증권사도 인력 중심으로 수익이 결정되는 부동산 PF에 투자하면 대형사와의 경쟁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교보·하이·SK 등 중소형 증권사는 최근 지식산업센터 신축 및 분양 PF에 참여했다.
교보증권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들어서는 4만2000여㎡의 ICT밸리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에 2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하이투자증권은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 분양 사업에 주관사 및 자산관리사로 투입됐다. 하이투자는 지식산업센터 공사에 신용을 제공하고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신에 수익을 얻는 구조로 참여했다.
SK증권은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지식산업센터 개발 산업에 신용공여 역할로 참여했다. SK증권은 자산관리사, 업무수탁사, 사모사채 인수확약을 맡는다.
키움투자증권도 부동산 대체투자 및 PF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부동산 관리회사인 코람코투자신탁 지분 9.94%를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235억원에 매입했다. 또 부동산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운용본부 소속이던 기존 프로젝트투자팀을 프로젝트투자본부로 승격시켰다.
회사는 신설된 프로젝트투자본부에 부동산 투자 업무를 맡겨 PF를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드러냈다.
증권업계의 부동산 투자 열풍은 인력 충원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약 10명의 부동산 인력을 추가 선발하고 관련 부서를 신설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부동산 전문가를 포함한 10명 이상의 인력을 IB관련 부서에 충원하고 '부동산금융팀'을 새로 만들었다.
유안타 증권은 3월 하나금투에서 부동산 PF 업무를 관장했던 강석범 상무를 프로젝트투자본부장 자리에 앉혔다. 또 대신증권은 PF 전문가인 박종철 메리츠종금증권 팀장을 영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00명이 넘는 부동산 투자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인력 추가에 나섰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WM을 통한 브로커리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가 IB쪽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움직임이 많은데 그 가운데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이 부동산 PF다"며 "투자대비 수익률이 좋기 때문에 대형, 중소형 증권사가 모두 관심을 갖고 있어 부동산 중점 사업 규모는 앞으로 확장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rimbaud1871@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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