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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리콘밸리식 자율근무 전격 도입.연구개발직에 근무시간·방식…100% 재량 줘 창의력 극대화 근로자가 월단위 근무시간 조정…

Bonjour Kwon 2018. 5. 30. 06:52

 

2018.05.29

선택적 근로시간제 7월 시행

한화케미칼도 유연근무제 도입

 

■ 재계 주52시간 대응책 부심

 

삼성전자가 연구개발직을 대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식 '재량근무제'를 전격 도입한다. 창의성이 필요한 근로자들에게 일하는 시간과 방식을 전적으로 맡기는 자율 근무 형태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제도에 맞춘 고육지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행 '자율 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개발·사무직에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한화케미칼 등 다른 기업들도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대응해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근로시간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연근무제를 오는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연구개발직 근로자들의 창의성 극대화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과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혁신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재량근무제' 시행을 결정했다. 재량근무제는 업무 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 직원에게 완전한 재량을 부여하는 제도다.

 

현행법상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적용이 가능한 제도로, 삼성전자는 조만간 연구개발 과제 수행 인력을 상대로 구체적인 과제나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1개월' 단위로 근로자 스스로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오는 7월부터 사무·개발직에 적용 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월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직원들은 일별과 주별로 유연하게 근무시간을 조정하면서 한 달 동안 총근무시간만 맞추면 된다. 예컨대 한 달 근무 일수가 25일이라면 '25일×8시간'으로 총 200시간을 업무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근로자가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제조 부문 근로자들은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근로시간의 자율성을 확대해 임직원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효율적인 근무문화 조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간 산업계는 주 52시간을 일괄 적용하면 특히 연구개발 직종에서 자칫 기술 개발 타이밍을 놓쳐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해달라고 정부와 여당에 요구해 왔다. 국내 근로기준법상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은 현행 2주 또는 3개월로 제한된다. 반면 미국·일본·프랑스는 최대 1년까지 허용하고 있다. 일본도 노동 협약 시 6개월 동안 별도 제한 없이 근로시간 한도 초과를 허용한다.

 

산업계의 이 같은 의견이 제대로 수용되지 않으면서 주요 기업들이 직군별로 근로시간 단축제의 법적 취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업무 수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의 대안 근무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케미칼도 이날 탄력근무제 등이 도입된 '인타임 패키지(In Time Package)'를 시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다음달 시범운영을 거쳐 7월부터 정식 시행하는 인타임 패키지의 핵심인 2주 80시간 근무(1일 8시간·주 40시간)를 기준으로 야근을 하면 2주 내에 해당 시간만큼 단축 근무를 하는 탄력 근무제를 뜻한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 기회를 제공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며 "야근의 경우뿐 아니라 주말 부부, 육아 부담 등 직원들 개인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오전 7~10시에 30분 간격으로 출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시차 출퇴근제'도 도입한다. 선택한 시간은 한 달 기준으로 변경할 수 있으며 개인의 상황에 맞게 요일별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 활용도를 높였다.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월·수·금요일은 오전 8시, 화·목요일은 9시에 출근할 수 있으며 다음달에 시간을 다시 설정할 수 있다. 시간을 선택할 때 특별한 사유가 필요 없어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 역시 지난 4월부터 '자율적 선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2주 단위로 80시간 내에서 직원 스스로 업무시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직원이 자신의 업무 사이클에 맞춰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주 4일 근무도 가능하다.

 

[이재철 기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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