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흐름. 미래변화>****

지역상권 먼저 덮친 `저출산 재앙`산부인과 12년새 30% 급감…웨딩홀.예체능·보습학원, 문구점 등 영세상공인`직격탄`성장률 본격 끌어내리기 시작

Bonjour Kwon 2018. 6. 7. 07:09

사라진 아기울음소리 성장률 본격 끌어내리기 시작

작년 우리나라 시·군·구 250곳 중 59곳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단 1곳도 없어

 

산부인과 접고 요양 병원으로

청소년의존 K팝도 이대로면 미래 불투명

분유시장귱소 6년새 30%축소

과자 우유완구 소비줄고

아동복브랜드 줄패업

교복생산 가동중단도

 

ㅡ자여멉자 들에게 저출산은 재앙

2018.06.06

 

◆ 눈앞에 닥친 저출산 재앙 (上) ◆

 

충남 논산시 한복판에 위치한 늘봄웨딩홀. 논산시 최대 규모 예식장인 이곳은 3년 전만 해도 주말마다 축구장 넓이만 한 주차장이 하객들 차량으로 꽉 채워졌다. 그러나 지난 주말 방문한 예식장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주차장에는 하객들의 차량 대신 쓰레기 더미가, 예식장 로비에는 화환과 꽃 장식 대신 수십 장의 상하수도 체납고지서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예식장 이용객이 수년 전부터 줄면서 쇠퇴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해 11월 경매에 나오게 된 것이다.

 

예식장 옆에 있는 부동산 관계자는 "결혼식이 워낙 줄어 손님이 뚝 끊겼는지 어느 때부터 영업을 안 하더라"며 "예식장 보고 옆자리에 들어섰던 식당 역시 문을 닫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논산시를 포함한 충남의 연간 결혼인구는 2007년 1만3766건에서 지난해 1만961건으로 10년 새 20% 줄어들었다.

 

먼 미래일 것 같았던 저출산의 재앙이 어느덧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사라져가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지역 상권까지 바꾸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우선 출산의 전 단계인 결혼이 크게 줄면서 웨딩 산업이 흔들린다. 2006년만 해도 전국에 1038곳이었던 예식장은 10년 만인 2016년 862곳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전국의 결혼 커플이 비슷한 기간(2007~2017년) 34만3559쌍에서 26만4455쌍으로 23.0% 줄어든 것과 궤를 같이한다. 건물주들에게 예식장이 달갑지 않은 임대업종이 된 지 오래다. 같은 기간 전국 출생아 수는 49만3189명에서 35만7700명으로 27.5% 급감했다.

 

산부인과도 마찬가지다. 저출산이 심해지면서 전국 산부인과 의원 수는 2005년 1907곳에서 2017년 1320곳으로 12년 새 30.7%가 줄어들었다.

 

이 기간 서울에서만 130여 곳이 감소했고, 전국 지자체 중 출산율 최저를 기록 중인 강원도는 53곳에서 29곳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저출산의 그림자는 지난 수년간 보습학원, 피아노·태권도 등 예체능학원, 문구점 등에 타격을 주면서 골목상권 모습도 변화시켜놓았다. 지역 상권의 큰 축을 이루는 소상공인들부터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상황은 더욱 비관적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0 밑으로 떨어질 게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 경우 우리나라 인구가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는 당초 통계청이 예상한 2031년(5296만명)에서 당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예상했던 2023년으로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불과 6년 뒤에는 대한민국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는 곧 노동력 부족, 내수시장 붕괴, 재정수지 악화로 이어져 우리나라를 만성적인 저성장 국가로 만들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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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나라 읍·면·동 가운데 17곳에서는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가 단 1명도 없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저출산의 또다른 어두운 그림자를 오늘도 보도합니다. 우리나라 시·군·구 250곳 중 59곳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군·구 4곳 중 1곳 꼴로 산모들은 다른 지역으로 원정 출산길에 나서야 하는 겁니다.

 

송병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구 7만 명의 충남 부여군. 군 단위로는 인구가 많은 편입니다. 이 곳에서 찾을 수 없는 병원이 있습니다. 산부인과입니다. 이 곳에도 지난 2013년까진 산부인과가 1곳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폐업한 뒤 지금까지 5년째 공백상태입니다.

 

임산부들은 진료 때마다 논산과 공주 등 다른 지역으로 갑니다. 당연히 분만시설도 없습니다. '원정출산'이 불가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