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의진 기자 = "해운시황이 좋을 때는 은행들이 앞다퉈 자금좀 사용하라고 줄을 서더니, 요새는 회사채 만기 연장도 안해줍니다."(해운업계 관계자)
해운사들의 자금 파이프라인이 잇달아 막히기 시작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한진해운, STX팬오션 등 주요 해운업체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로 자금압박이 경고등을 넘나드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해운사는 채산성 악화로 인한 운전자금 부족까지 겹쳐진 상황에서 올해중에 만기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규모만 수천억원대에 달해 자칫 해운발 금융시장 경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1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3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사모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교환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지주 주식(418만9944주)이다.
이번 달에 당장 도래하는 회사채(2000억원) 만기 탓이다. 하반기(8월)에는 2800억원을 토해내야 한다.
국내 해운업계 1위 한진해운의 사정도 녹록찮다. 한진해운은 2일 이사회를 열어 3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앞서 한진해운은 올해 초 자산유동화대출(ABL)을, 지난달에는 500억원 규모의 원화채와 1억5000만 달러(약 1649억원)의 외화표시채권 등을 발행했다. 이유는 현대상선과 같다. 올해 상반기 도래하는 회사채(2600억원) 만기 때문.
두 회사 모두 사채를 갚기 위해 '보다 많이, 더 큰 규모의' 사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상황이 시급한 곳은 STX팬오션.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4000억원이나 된다. 지난 연말 기준 보유 자산은 2877억원. 지난 3월 회사채 발행을 통해 1000억원을 확보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2015년까지 뱉어내야 하는 회사채 규모 또한 1조2000억원이 넘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아지면 회사채 얘기는 자연스레 사그라들지 않겠냐"면서도 "현재로선 돈 빌려주는 데가 없으니 사채를 끌어오는 방법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뭘 보고 해운사에 돈을 빌려주겠냐"며 "유례없는 불황에 실적도 안 좋다보니 '돈 끌어올 데가 없다'는 하소연이 나올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 차원에서도 해운사의 자금 조달을 위해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정책금융기관과의 기능 조정 등으로 올해 안 설립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jeenjung@newsis.com
'■국내기관투자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승영 < 경찰공제회 사업개발이사 > (0) | 2013.07.02 |
---|---|
지재권,자산유동화,조건부자본…기업 자금조달수단 다양화 2013-04-03 (0) | 2013.06.27 |
자산유동화 증권 발행 터미널 인수대금 재차입 롯데, 7300억원 리파이낸싱2013.04.22 (0) | 2013.06.27 |
SK에너지, 매출채권 유동화로 2070억 조달2013.06.14 (0) | 2013.06.27 |
돈 되는 건 모두 다” 건설사, 입찰보증금도 유동화2013-06-21 (0) | 2013.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