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부동산 이어 선박·항공기펀드까지…대체투자에 큰손개인들 뭉칫돈.대체투자펀드 수탁액 3년새 2배로

Bonjour Kwon 2018. 7. 24. 08:14

 

2018.07.24

 

◆ 대체투자펀드 후끈 ◆

 

국내 펀드시장에서 글로벌 대체투자펀드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주식형펀드나 채권형펀드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대체투자펀드는 여전히 청년기다. 수요가 많은 만큼 신규 설정 펀드도 많고 자금 유입 폭도 크다. 대체투자펀드에 미래를 건 신생 운용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자산운용시장 동향(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한국의 펀드수탁액은 497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6% 성장했다. 주식형펀드는 평균에 맞춰 6% 늘었지만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는 각각 30%, 18%나 증가했다.

 

대체투자펀드의 대표적인 유형인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거둔 것이다. 특별자산펀드의 투자 대상은 인프라(59%)가 가장 많았고 항공기(5%), 선박(4.6%) 등이 뒤를 이었다.

 

성장률만 높은 게 아니라 덩치도 커졌다. 부동산펀드(60조원)와 특별자산펀드(58조원)를 합치면 국내 대체투자펀드의 수탁액은 작년 말 118조원으로 채권형펀드(115조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2014년 말 대체투자펀드 수탁액이 62조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3년 새 약 두 배로 부쩍 늘어난 것이다.

 

사실 대체투자펀드 시장은 전통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의 몫이었다. 국민연금이 저금리에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2012년 전체 자산의 8%(33조원) 수준이던 대체투자 비중을 지난해 말 기준 10%(66조원)까지 끌어올렸다.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도 뒤를 이어 인프라, 부동산, 항공기 등 대체투자를 늘려나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큰손 개인들까지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대체투자상품은 부동산펀드로, 공모 상품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는 데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리츠들도 있어 투자자들의 접근이 쉽다는 게 장점이다. 기대수익률은 대체로 6~7%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국내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부동산대출채권펀드·임대펀드 등을 모두 합쳐서 7787억원에 달한다. 1년 전에 비해 2255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리츠 재간접펀드를 비롯한 해외부동산펀드 설정액은 국내보다 더 많은 1조9688억원으로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설정액이 줄어들긴 했지만 올 들어 2조원대를 유지해 왔다. 2016년 1조원을 넘어섰던 해외부동산펀드가 2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외에도 사모펀드 형태로 개인들에게 팔려 나가는 대체투자상품은 해외 상가 대출채권이나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토대로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대체투자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건 금리 인상으로 채권투자 수익률이 부진한 데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급증해 고수익을 예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향후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실물자산에 투자하면서도 배당 등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대체투자펀드만 한 게 없다는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대개 투자 기간이 길고 수익률이 다양해 위험도 크지만 자산의 일부를 투자해볼 만하다고 본 것이다.

 

김형윤 KB자산운용 인프라운용본부장은 "자산가들은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예금 금리보다는 높으면서 변동성이 적고 안정성 있는 상품을 원하는데 대체투자 시장에서는 부동산·특별자산펀드처럼 임대소득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이런 상품이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체투자 시장이 이렇게 커지고 있는 반면 투자자들에게 정보가 제한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투자금액도 크고 투자기간도 긴데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지 않다 보니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전통 자산인 채권이나 주식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대체투자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대체투자펀드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정보가 제때 제공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대체투자는 장기 투자 비율이 높은 데다 수익 비교와 성과 분석이 어려워 투자자들이 애를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체투자펀드 시장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기관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예경 기자 / 정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