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원 기자 = 임박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높아지고 있는 무역 긴장이 동남아시아 경제 성장에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 역시 같은 날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은 중국을 떠난 외국 기업들의 생산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은 무역전쟁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임금인상으로 제조 원가가 상승했다.
애덤 맥카티 베트남 하노이 메콩 경제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는 "이는 지속적인 추세의 가속화다"라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지난 몇 달 동안 큰 충격을 주었고, 사람들은 위험전략을 재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한국, 홍콩, 중국 등 외국 기업들은 투자 다변화를 위해 베트남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특히 제조업군이 그렇다. 베트남의 값싼 비용은 중국보다 더 매력적인 곳이다"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경제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기록적인 속도로 성장해왔다. 베트남 기획개발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7.08%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았으며, 외국인 직접투자도 전년동기대비 8.4% 증가해 지난 10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무역전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그 회원국들 사이의 발전된 자유무역협정 시스템은 중국으로부터 다각화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이 지역으로의 이동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위협과 변동성 증가는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을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중국을 떠나는 추가적 이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경제전문가는 "사람들은 이미 아세안을 현재 중국에서 제조되는 저가형 제조업의 중심으로 보고 있다"며 "관세가 베트남으로 생산을 이전하는 유일한 촉매제가 아닐 수 있다. 임금, 대지비용, 경쟁력 증가 등 다른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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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베트남 증시 폭락… 아시아 첫 희생양"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으로 베트남 증시가 폭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미중 양국에 모두 무역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의 주식시장이 아시아의 첫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17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담아 보도했다.
베트남 입장에서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고, 미국은 막대한 흑자를 내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섬유와 가구
등 중국 수출품이 베트남을 비롯한 이웃 국가에 저가로 쏟아지고, 미국이 베트남에 대해서도 무역 장벽을 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을 위축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지난해 48%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베트남 주가지수는 올해 4월 1,211.34로 고점을 찍은 후 무려 25%나 떨어진 905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안타증권 베트남법인의 응우옌 테 민 연구소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베트남 주가지수가 830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사이공증권의 한 중개인은 "외국
인 투자자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발을 빼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많은 고객이 주식을 내다 팔았다"고 싸늘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호찌민 증권거래소에서 14억8천만 달러를 순매수한 외국인이 이번 달에는 7천만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