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中처럼 급등?… 베트남 부동산에 3040 몰린다_ 부동산에서 손 빼고 글로벌 투자 나서라”

Bonjour Kwon 2018. 7. 9. 09:56

2015년 외국인 매입 처음 허용 "몇년간 올라도 여전히 전망 좋아"
2018.7.9

지난 6일 오후 베트남 부동산 투자 설명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강당을 가득 메운 250여 개인 투자자는 발표자의 말을 경청하며 뭔가를 열심히 메모하고 있었다. 이날 설명회는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사인 '빈홈스(Vinhomes)'가 호찌민에 조성하는 4만4000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 '빈시티(Vin City)' 분양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모인 자리였다. 50~60대뿐 아니라 30~40대도 많았다. 투자용 아파트 2채를 갖고 있는 직장인 이모(34)씨는 "경제성장세가 가파른 베트남의 부동산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여서 와 봤다"며 "베트남 아파트 매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부동산 투자 열기

베트남 부동산 투자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부동산 규제 정책과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최근 국내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자, 베트남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2015년 7월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에게 부동산 매입을 처음으로 허용하면서 시작된 관심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3년 전 대기업을 퇴직하고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임모(59)씨는 "베트남 부동산은 지난 몇 년간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성장 전망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개최된‘베트남 부동산 투자 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이 발표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최근 부동산 규제와 대출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내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자, 베트남 부동산으로 관심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이날 설명회에 나선 '빈홈스'는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2위(10조원) 회사로, 현지 최대 그룹인 '빈그룹'(시총 13조원)의 건설 부문 계열사다. 최근 수년간 베트남에는 연평균 7만세대가량의 아파트가 지어졌는데 이 중 약 1만5000세대(빌라 포함)가량을 빈홈스가 공급했다. 호앙티튀비(Hoang Thi Thuy Vy) 빈홈스 영업 및 판매 총괄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도 투자 설명회를 성황리에 마쳤다"며 "2022년 빈시티가 완공된다"고 말했다.

빈시티 공식 판매 대행사인 현지 부동산 법인 'VI프로퍼티' 고광수 부사장은 "한국인의 1인당 평균 투자액은 2억원 정도"라며 "빈시티의 경우 3~4채씩 신청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아파트 소유권 주는지 확인해야

베트남 부동산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매매 차익을, 단기적으로 월세 수익을 노린다. 투자자들은 베트남이 동남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면 과거 중국처럼 부동산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월세 수익률은 부동산 중개 수수료와 관리 대행 비용, 세금 등을 제외하고 연 5~6% 정도다. 소형 평수일수록 수익률이 높다. 국내 투자자들은 보통 월세를 현지 은행에 넣어둔다. 적금 이자가 연 6~7%에 달해 국내보다 2~3배가량 높고, 베트남 현지 통화(동화)로 받은 월세를 달러로 환전할 경우 국내로 송금하는 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부동산이 유망 투자처임은 분명하지만 주의해야 할 사항도 많다고 말한다. 먼저 분양 신청을 하려는 아파트가 핑크북(주택 소유권 증서)이 제대로 발급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외국인에게 주택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다가 3년 전 허용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핑크북을 발급해주기보다는 장기 임대(50년) 방식의 준소유권을 주는 물량이 많다. 물론 한 차례 임대 연장이 가능해 최장 100년까지 보유할 수 있고, 매매도 가능하지만 소유권이 넘어오는 것은 아니어서 투자자들이 꺼리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빈시티의 핑크북 발급 여부를 문의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빈시티도 면적이 가장 큰 80㎡ 이상의 물건에 대해서만 핑크북이 발급되고 임대가 잘되는 소형 평수는 발급되지 않는다. 분양을 받았어도 세입자를 바로 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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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서 손 빼고 글로벌 투자 나서라”

한국 증시, 향후 20년간 ‘박스권’ 장세 … ‘선진국’ ‘4차 산업혁명’에 투자하라
[인터뷰]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1811년 3월 어느 날 밤, 영국 미들랜드 지역 노팅엄셔 공장지대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노동자 수십 명이 이 공장, 저 공장을 다니며 기계를 부수고 불을 질렀다. ‘러다이트운동(Luddite Movement)’이라 부르는 이 기계파괴운동은 노팅엄셔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도 퍼져나갔다. 기계화로 일자리를 잃을까 봐 걱정한 노동계급의 격렬한 항쟁. 이것은 성공했을까. 영국 정부는 당시 프랑스와 전쟁 중이었음에도 대규모 병력을 보내 노동자들을 진압했다. 노동자 100여 명이 교수형에 처해지거나 추방당했다.


김경록(56)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반문한다.  

“만약 그때 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수는 대신 회사 주식을 달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노동자가 자본을 소유하는 여건을 만들었더라면 노동자의 부(富)가 훨씬 늘어났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21세기 월급쟁이들에게 ‘평생 노동자로 살아갈 생각만 하지 말고, 자본가가 돼라’고 조언한다. 은퇴 준비의 시작은 주식투자로 자본가가 되는 것이다

○ 근로자여, 자본가가 돼라 

현재 국내 금융회사 상당수가 ‘은퇴’를 키워드로 한 연구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그 ‘원조’다. 이 연구소의 전신(前身)은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2013년 김 소장은 강창희 초대 소장(현 트러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2대 소장으로 취임하면서 미래에셋은퇴연구소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할 나이에 접어든 시대적 상황에 적극 부응하기 위함이었다.

연구소의 ‘미션’은 은퇴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보급하는 것. 그렇다고 은퇴세대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은퇴 이후 넉넉한 삶을 위해 지금부터 ‘뛰어야’ 하는 3040세대를 위한 콘텐츠 생산에도 주력한다. 경제학 박사인 김 소장의 입김(?)이 세서인지, 거시경제 상황을 통찰함으로써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도출하는 콘텐츠가 자주 눈에 띈다. 2016년 4월 시작해 107회까지 업로드된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팟캐스트 ‘행복한 은퇴 발전소’(행은발)에서는 ‘임금구조 변화의 시대, 내 퇴직급여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인구 및 가구 변화, 내 자산관리에 영향은?’ 등 메모를 하면서 들을 만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7월 4일 만난 김 소장에게 젊은 세대를 위한 퇴직연금 투자 전략, 유망한 투자처, 그리고 은퇴세대의 자금 운용 방법에 대해 물었다. 두 시간에 걸친 대화를 ‘한 줄 요약’하자면 이렇다. ①부동산은 위험하다 ②선진국에 ‘오래’ 투자하라 ③연금은 보험이다.  


‘은퇴’를 화두로 삼은 지 5년이 지났다. 한국인의 은퇴 준비, 그사이 발전했다고 보나.

“인식은 많이 개선됐다. 언론에서도 워낙 은퇴 얘기를 많이 하니까. 5년 사이 ‘은퇴학’이 총론에서 각론으로 들어갔다. 은퇴 이후 삶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두가 동의했고, 각론으로 들어가 ‘국민연금을 연기해 훗날 더 많이 받는 게 좋을까’ ‘건강보험료 절약 방법’ 등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사항이 키(key) 이슈가 됐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큰 부분에서는 행동 변화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큰 부분이라면?  

“여전히 자녀의 교육이나 결혼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 은퇴 대비용 자산 운용도 여전히 정기예금 위주다. 또 연금을 목돈 모으는 수단 정도로 여긴다. 가장 큰 문제는 자산구조가 아직도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소득분위 3분위 이상(소득 상위 60% 이상)에서 두 가구 가운데 한 가구가 거주 주택 외 투자용 부동산을 갖고 있다.”


부동산이 나쁜가.  

“부동산이 나쁜 게 아니라, 부동산에 자산 대부분이 집중된 포트폴리오가 위험하다는 얘기다. 몇십억 자산가가 오피스텔 하나 갖고 있는 것은 괜찮다. 오피스텔이 전체 자산의 10% 안팎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오피스텔 하나를 마련해 노후에 대비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부동산 수익률이 높은 것은 레버리지 효과 때문이다. 시장이 좋을 때는 수익이 나지만, 시장이 악화되면 큰 손해를 입는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전세보증금까지 포함하면 2000조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부동산 편중이 부채 사회를 만들었다.”

김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한국의 전세금융과 가계부채 규모’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2200조 원을 넘어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통계인 금융회사를 통한 가계신용(1451조 원)에 전세보증금(750조 원)을 더한 것이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27%에 달해 세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 된다. 집값 하락과 경기 침체로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금 상환 요구에 응하지 못하면 연쇄적 가계 부도로 한국 경제가 패닉에 빠질 위험이 상당한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 가계부채 위험성이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심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종을 울렸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그 때문에 부동산을 줄이라고 누차 강조한 사람들이 양치기 소년 처지가 돼버렸다.(웃음) 요즘은 ‘부동산 고(Go)!’를 외치는 사람만 남아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부동산에 대해 냉철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부동산은 위태로운 측면이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인구가 줄어드니까 부동산 수요도 줄어든다?

“나는 인구수보다 가구구조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2018년을 기준으로 과거 20년과 미래 20년의 데이터를 보자.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인구는 600만 명, 가구는 570만 가구가 증가했다. 향후 20년간 인구수는 보합세지만, 가구는 220만 가구가 늘어난다. 여기까지만 보면 가구 수가 계속 늘기 때문에 부동산시장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러나 증가 속도가 과거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 더 중요한 점은 구매력 있는 가구는 오히려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40, 50대 가구의 경우 과거 20년간 260만 가구가 증가했지만, 향후 20년간은 190만 가구가 감소한다. 60대 이상 가구는 지난 20년간 400만 가구가 늘었는데, 앞으로 20년 동안 530만 가구나 증가하게 된다. 가구수가 증가해도 집을 살 여력이 있는 가구는 늘지 않는 것이다. 미래에도 가구 수가 늘어 부동산시장이 유망하다는 말은 허상(虛像)이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주도한 김수현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의 책 ‘부동산은 끝났다’(2011)를 읽었다. 이 책의 내용이 곧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겠구나 싶었다. 뱀장어를 끓일 때 센 불에 냄비를 올리면 뱀장어가 냄비 밖으로 후다닥 튀어나간다. 약한 불에서 천천히 데워야 한다. 이번에 종합부동산세 인상 정도가 크지 않은데, ‘약한 불’ 아닌가 싶다. ‘부동산은 끝났다’에서 김 수석은 우리나라의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는 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20년을 제안했다. 참고로 미국 부동산 보유세는 한국의 8배 수준이다. 과세 측면에서 부동산이 유리한 시절은 앞으로 오지 않으리라 본다.” 


○ 베트남보다 중국, 유럽보다 미국 

김 소장은 채권 운용 전문가다. 미래에셋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본부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금융공학운용부문 대표 등을 지냈다. 그렇다면 채권투자를 권할까. 그는 “채권 매니저들이 오히려 주식을 많이 갖고 있다”며 웃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의 증가 속도가 채권보다 주식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는 “채권 매니저들은 금리, 환율, 경기 사이클 등 경제의 큰 흐름을 보기 때문에 오히려 주식시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피가 크게 떨어졌다. 올해 안에 반등하지 않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나는 앞으로 20년간 국내 주가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리라 본다. 이미 박스권에 들어온 지 5년가량 됐다고도 본다. 즉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펀드를 20년간 갖고 있어봤자 무수익에 가까울 것이란 얘기다. 이는 제조업·수출 위주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수시장이 작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해외 투자로 돈을 벌어들이고 주가도 올라가지만, 국내 상황은 좋지 않다. 취업이 쉽지 않고, 자영업자의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GDP 경제성장률도 2~3%에 그친다. 종합주가지수가 오르지 않고 박스권에 머문다. 대만, 일본이 이미 그렇게 됐고, 한국은 뒤늦게 이런 흐름에 합류했다.”  


‘코스피 3000’은 불가하다는 뜻인가. 

“주가지수를 예견하는 것은 거짓말쟁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나는 향후 20년간 코스피가 3000을 넘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면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지수 말고 섹터나 테마를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섹터, 테마를 찾아 꾸준히 투자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국내 말고 글로벌, 특히 선진국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미국은 꾸준하게 상승하는 시장이다. 때로 하락세를 나타내지만 곧 반등한다. 탄력성(resilience)이 있는 시장이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투자가 크게 인기였는데, 최근엔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이머징 마켓에는 예상치 못한 변동성이 있기 마련이다. 굳이 섣불리 들어갈 이유가 없다. 변동성이 큰데 20~30년간 길게 보고 투자할 수 있을까. 아마 많은 사람이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팔고 나갈 것이다. 이머징 마켓 중에서는 그나마 중국의 잠재성이 가장 크다고 본다.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앞으로 부실 채권 등을 처리하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전망이 좋지 않지만, 4차 산업혁명이나 바이오 분야는 유망한 투자처다. 특히 중국은 한국보다 7~8년 늦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 고령화 관련 투자도 전망이 밝다고 본다.”


“선진국에 투자하라”고 권하는데, 유럽도 포함되나.


“솔직히 말해 유럽연합(EU) 때문에 헷갈린다. 각 국가의 체질에 관계없이 단일 통화(유로화)를 사용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유로화가 저평가되면서 GDP에서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 독일은 큰 이득을 봤지만, 그리스나 스페인은 관광 수입이 줄어드는 큰 피해를 입었다. 만약 내가 만평을 그린다면, 채찍을 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와 스페인에게 작은 옷을 주고 그 옷에 맞춰 다이어트하라고 강요하는 모습을 그릴 것이다. 통화 통합으로 삐걱대며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투자는 아니라고 본다.”  


추천하는 섹터, 테마는. 

“4차 산업혁명, 바이오, 헬스케어, 고령화 관련 테마를 추천한다. 특히 미국시장에선 앞으로 바이오가 좋을 것 같다. 이러한 투자는 근로자 처지에서 리스크 헤지(hedge) 효과도 있다. 예를 들어 30대 트럭운전사라면 퇴직연금을 정기예금에 넣어두지 말고, 자율주행차 섹터에 꾸준히 투자하길 권한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 일자리가 불안해지는 대신 투자 수익이 커질 것이다. 자율주행차 기술의 발전이 더디면 투자 수익이 적은 대신 일자리는 유지하게 된다. 과거 러다이트운동처럼 기계를 부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일자리가 사라져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근로자는 더욱더 자본가가 돼야 한다.”  


근로자에게 퇴직금은 최후의 보루 같은 것이다.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을 주식펀드에 투자했다 손해날까 겁난다. 

“소중하기 때문에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1.5~2%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은 DC형 수익률이 연 5~6%가량 나온다. 사실 국내 DC형 수익률이 최근 3년 기준으로 정기예금에 넣어두는 것과 비교해 0.2~0.3% 높은 수준에 그친다. 펀드에 투자해 마음 고생하는 ‘수고’를 감안하면 이 정도 수익으로는 안 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DC형 주식펀드 운용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직장을 옮길 때마다 퇴직금을 목돈으로 받았다. 지금은 퇴직연금제도로 바뀌어 직장을 자주 바꿔도 퇴직금은 은퇴 후 연금으로 받는다. 사회초년병 시절부터 30~40년 길게 보면서 최대한으로 자산 증식을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토마 피케티가 하는 얘기는 결국 자본수익률이 노동수익률보다 더 높더라는 것이다. 월급을 받는 근로자일수록 자본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한다.”  


연령대별로 투자 전략을 조언한다면. 

“30대는 직장에 다니면서 ‘글로벌 자본가’를 겸임한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퇴직연금이 허용하는 최대치를 주식에, 특별한 제한이 없는 개인연금은 100%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적립식 투자는 생각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다. 20~30년짜리 투자이기 때문에 정기예금과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에서 큰 차이가 날 것이다. 요즘은 30대도 부동산에 너무 목을 맨다. ‘손 뺀다’는 바둑 용어가 있다. 마땅한 응수가 없으면 다른 데 수를 둔다는 뜻이다. 부동산에서 손을 빼고 4차 산업혁명 등 시대에 맞는 투자에 나설 것을 권한다. 한편 이미 시장에 다양하게 나와 있는 부동산 리츠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례로 미래에셋 ‘맵스리얼티’는 배당수익률이 5.5%가량 된다. 상장된 주식이라 소액투자도 가능하다. 서울 등 시내 핵심 오피스를 자산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도 적다. 

40대는 50대 중반 이후에 대비해 자신에게 투자할 것을 권한다. 10~15년 후 은퇴하는 이들은 제2의 직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은퇴 후 시작하면 늦고 효율도 떨어진다.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로 새롭게 생긴 여유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평소 ‘금융에서 월세 받자’고 강조한다. 은퇴자가 금융에서 월세를 받으려면 어디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1·2·3군으로 나눠 얘기해보겠다. 1군은 채권, 2군은 부동산, 3군은 주식인데 3군 중에서는 절대수익추구형 펀드와 배당주다. 국채는 6개월마다, 회사채는 3개월마다 이자를 준다. 다른 종류의 채권을 다른 시기에 사면 매달 채권에서 이자가 나오게끔 세팅할 수 있다. 국채 중에서는 이자수익률이 10% 이상 나오는 브라질 채권을 추천한다. 다만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있으니 한꺼번에 사지 말고 틈틈이 나눠서 사길 권한다. 부동산펀드는 앞서 말했듯 꾸준한 배당을 가져다준다. 3군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는 등락이 있지만 어쨌거나 연평균 5% 이상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표 참조).”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란 증시 상황과 상관없이 ‘시중금리+α’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차익거래(현물·선물시장의 일시적 가격 차이를 이용한 거래), 롱쇼트 전략(고평가된 주식은 매도하고,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 등 다양한 금융공학 기법을 구사해 ‘동전을 줍는’ 태도로 수익을 관리한다.


주택연금, 국민연금의 연기연금제도는 어떤가.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주택을 맡기고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즉 역모기지가 시행된 지 10년가량 됐는데, 누적 이용자가 4만 명에 불과하다. 점점 대중화되는 중이라고 본다. ‘집이란 자녀에게 증여해줘야 하는 것’이라는 굳건한 사고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일찍 사망하더라도 남은 차액은 상속인에게 지급된다.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것이 그리 급하지 않다면 최대한 연기하는 것이 좋다. 최대 5년 연기하면 36%를 더 준다. ‘빨리 죽으면 손해니까’ 연기하지 않겠다는 분들이 있는데, 연금을 바라보는 관점을 ‘수익’에서 ‘보험’으로 바꿔야 한다. 연금이 있으면 오래 살아도 걱정이 없다. 또 오래 살아야 ‘본전을 뽑기’ 때문에 운동을 열심히 하는 등 더욱 긍정적인 마인드로 노후 생활을 하게 된다. 만약 일찍 사망하다면 국가를 위해 좋은 일 했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후에 남은 자산이라고는 자그마한 집 한 채와 얼마 정도의 부채가 전부인 상황을 절대로 만들어선 안 된다. 그러기 위해 당장 줄여야 할 것은 자녀 사교육비다. 자녀 사교육비를 얼마나 쓸 것인지는 철저히 자기 소득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소득의 2~3%를 자녀 사교육비로 쓰는 것은 괜찮지만, 30%는 말도 안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최근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서 가상화폐가 국가 통화를 대체할 수는 없어도 가상공간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암호화폐 말고 블록체인 관련 투자가 앞으로 유망하리라 본다.”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