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5
스킨푸드 법정관리 이어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도
가맹점주 "경영 악화"하소연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내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 가맹점주 4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최근 더페이스샵 등 화장품 로드숍 경영난이 악화하자 본사에 대책을 요구하는 자리였다.
16년 동안 매장을 운영한 한 점주는 이날 "로드숍 매장 1곳과 마트 매장 2곳을 운영했는데 최근 경영난이 가중돼 매장 2곳을 접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온라인 판매 가격이 매장 할인 가격보다 싸다 보니 오프라인 영업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가한 또 다른 점주는 "고객을 1명이라도 끌어모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할인행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이러다 보니 최근 몇 년 새 매장 매출이 수천만 원씩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가맹점협의회도 본사와 회의를 했다. 온라인 판매 채널 부상으로 경영난이 악화한 오프라인 매장 점주들이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자리였다.
또 다른 로드숍 브랜드 '스킨푸드'는 지난 19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국내 화장품 로드숍 신화가 막을 내리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소비자를 비롯해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기반으로 전국 핵심 상권을 꿰차며 호황을 누리던 화장품 로드숍들이 최근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 시기 국내 대형 화장품회사들은 경쟁적으로 로드숍 브랜드를 론칭했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엔씨 '미샤' 등이 대표적이다.
한 대형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당시 유커들의 싹쓸이 쇼핑이 이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 외엔 제대로 된 미래 전략이 없었다"며 "사드 이후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로드숍 브랜드가 몰락하는 또 다른 원인은 국내 트렌드를 읽지 못한 점이다.
다양한 국내외 화장품을 직접 사용해본 후 구매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소비자들은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또는 편집숍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대부분 로드숍 브랜드는 자사 제품들로 구색을 갖추면서 제품 차별화에 실패했다. 줄어드는 고객을 붙잡기 위한 방법으로 는 할인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펼치는 출혈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할인 기간이 아닐 때에는 고객들이 아예 사라졌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H&B 스토어나 화장품 편집숍들도 리뉴얼을 통해 새판 짜기에 빠르게 돌입하고 있다. 화장품 로드숍 경영 악화를 교훈 삼아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마트 화장품 편집숍 '부츠(Boots)'는 오는 31일 서울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문을 닫는다. 하남·고양 스타필드에 입점한 부츠 매장 역시 절반으로 축소한다. 새로 단장한 매장은 연내 문을 연다.
부츠 관계자는 "부츠는 주요 고객인 20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일상 잡화류 비중을 강화한 '뷰티 편의점' 콘셉트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매장으로 출점 방향을 재설정했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H&B 스토어 '올리브영'도 숨 고르기 모드다. 1999년 서울 신사점을 1호점으로 해 출발한 올리브영은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매장 수가 1100개에 이른다. 공격적인 출점을 펼쳐왔던 올리브영은 과거와 같은 속도로 매장을 늘리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대신 기존 매장들을 상권에 맞게 부분적으로 리뉴얼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 '랄라블라'도 젊은 층 사로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4년 'GS왓슨스'로 시작해 2014년 '왓슨스코리아' 그리고 올해 '랄라블라'로 간판을 바꿔 달면서 젊은 분위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현재 190개 매장을 둔 랄라블라는 당분간 매장을 늘리는 대신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H&B스토어 롭스(LOHB's)는 2013년 론칭 후 현재 매장이 115개에 머물러 있다. 롭스는 해외직구가 어려운 상품들을 선제적으로 들이면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이윤재 기자 /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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