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6만∼7만원대 거래
2년동안 10만원 넘게 떨어져
수익성 악화에 대출이자 큰 부담
빠른속도로 하락하던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현물시장 평균가격이 가격이 최근 6~7만원선까지 폭락했다. REC 가격만 믿고 신재생 설비 구축에 투자했던 사업자들은 수익성 악화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14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 REC 현물시장 평균 거래가격이 REC당 6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0만원 선을 상회하던 REC 가격이 8월에 들어서서는 9만원 선으로 하락, 지난달에는 8만원대까지 내려 앉았다. 그럼에도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REC 가격 하락폭이 커짐에 따라 신재생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업자들의 수익감소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10월 월평균 REC 가격이 17만원대까지 치솟을 당시 사업자들은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설비 투자를 했다.
신재생 설비에 투자한 한 사업자는 “2년 전 REC 가격이 높게 책정됐을 당시 투자금 회수가 빠를 것으로 판단하고 금융권에 대출을 받아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그러나 불과 2년 새에 REC 가격이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사업비 회수는 커녕 대출이자 등에 따른 손해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사업자들은 20년 간 REC를 고정가격으로 팔 수 있는 장기고정가격계약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올해 하반기 태양광 REC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물량은 350㎿ 수준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100㎿ 늘었으나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공급물량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양이다. 때문에 고정가격계약제 입찰 시장은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REC 가격은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REC 최대 구매자인 발전공기업들이 이미 올해 의무량을 어느정도 충족 한 것으로 전해져 올해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이후에도 RPS 의무량이 증가하지만 노후석탄화력 영구정지 및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신재생 사업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REC를 구매하려는 곳이 과거보다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향후 상황을 고려하면 사업자들이 가격이 오를 때를 기다리며 REC 인증서를 마냥 손에 쥐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발급된 REC는 3년이 지나면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REC 가격 급락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고심 중이다.
정부가 현물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 한 만큼 한국에너지공단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물량 증가, 한국형 FIT 등 간접적인 가격 안정화 조치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재생 설비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REC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아직 정부가 목표한 신재생 설비 용량을 충족하려면 훨씬 많은 규모의 설비가 들어서야 하는데, REC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신재생 확대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업자를 유인할 만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미기자 bo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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