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9
대기업들이 잇따라 알짜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왼쪽)과 LG 여의도 본사. 삼성·LG 제공
'팔아야 산다.' 한때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확장하고 요지의 부동산 매입에 적극 나섰던 대기업들이 이젠 '몸집 줄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년 1000억 원 흑자를 내는 알짜 계열사 지분을 내다팔고, 요지에 위치한 5000억 원 안팎의 계열사 건물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는 것은 미래 투자재원 확보, 일감 몰아주기 대응, 부채 줄이기 등 다양한 배경이 깔려 있다.
대기업들 가운데 이 같은 행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과 LG다.
미래 먹거리 투자 재원 확보
부채 축소 등 다양한 목적
LG, 계열사 지분 잇따라 매각
삼성, 알짜 부동산 팔아
한화·금호·부영도 몸집 줄여
2015년 한화그룹에 방산·화학 계열사들을 매각한 삼성은 이후 계열사 부동산들을 잇따라 내다팔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 서울 서초사옥(7484억 원)과 가산물류센터(2300억 원) 매각에 성공했고, 삼성생명과 삼성메디슨도 올해만 7000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팔았다. 삼성그룹이 올해 부동산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만 1조 600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예상 매각가격만 6000억 원에 달하는 서울 잠실 삼성SDS타워 서관도 조만간 인수자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구광모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물류 계열사 판토스의 지분 19.9%를 내다판 LG그룹은 이번에 계열사 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 부문을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브원의 MRO 사업은 이 분야 국내 1위로 600여 곳의 고객사들을 상대로 물품구매관리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판토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758억 원이었다.
대규모 인수합병 등을 통해 외형키우기에 나섰던 한화그룹도 지난달 항공사업과 공작기계사업을 각각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정밀기계에 양도하기로 했고 14일에는 자동차 부품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한화는 3곳 매각을 통해 모두 2732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도 서울 광화문 사옥을 4180억 원에 매각했고, 부영그룹도 2년 전 4380억 원에 매입했던 삼성화재 서울 을지로 사옥을 되파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기업의 계열사 지분·부동산 매각 이유는 다양하다. 삼성 측은 "미래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장, 바이오 등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실탄 마련 차원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향후 있을 지배구조 개선 때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LG그룹이 매각에 나선 기업들은 최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대상이 된 곳들이다. '정도경영'을 기치로 내건 LG로선 부담이 됐고, 6월 그룹 수장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과감하게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한화는 비주력사업 부문 매각을 통해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자산 매각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 차원이나 차입금 상환 등으로 연결되면 좋지만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매각되는 알짜기업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기업로 넘어갈 경우 자칫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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