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 정공법 택했다. 경엽복귀 두달도 안걸려. 대규모 투자 고용계획 발표
카드 손보 매각 지주사 전환 마무리 작업
- 글로벌로지스 - 롯데로지스틱스 합병 , 통합 물류사 출범 :
2018.11.27
카드·손보 직원에 배경 설명
롯데그룹이 27일 미래 유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카드사 등 금융계열사 매각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이 1967년 창업 후 처음으로 계열사를 외부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겠다며 지주사 체제를 출범한 만큼 미래 유통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신용카드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고 지배구조를 개편·선진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공식화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27일 임직원에게 보낸 안내 글에서 "롯데카드 지분 매각 절차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방향을 정하는 것이 롯데카드와 임직원들을 위한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외부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매우 초기 단계"라고 덧붙였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득이하게 그룹 내 금융계열사인 롯데손보를 그룹 외부로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임직원은 각각 1700여 명이다.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은 직원 정리나 회사 매각을 용납하지 않아 거미줄같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초래했다. 법적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서이긴 하지만 2세 경영인 신 회장이 계열사 외부 매각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화학 계열사들을 한화와 롯데에 매각한 것과 유사한 행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유통 전쟁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유통과 금융의 결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이 활발한 일본 유통사 이온그룹은 은행(일본 이온뱅크)을 가지고 있다. 자사 유통망에 100개 이상 지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 대형 할인마트 테스코도 로열왕립스코틀랜드은행(RBS)과 합작사를 설립한 후 100% 자회사로 바꿨고, 예금 대출 카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 경영진은 유통 경쟁력 차원에서 롯데카드를 매각하는 대신 아직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은 롯데물산과 호텔롯데에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했었다.
두 회사가 매물로 나오면서 유력 인수 후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금융지주사가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카드는 그동안 백화점·마트 등 유통 분야에서 고객을 확보해 카드사를 갖고 있는 금융지주사가 눈독을 들일 만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 특성상 축적해온 고객 데이터만 해도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KB금융지주 등을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롯데카드를 인수하면카드업계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 다만 롯데그룹이 인수자에게 롯데와의 제휴 관계를 약속하지 않으면 롯데카드의 가치는 떨어질 수 있다.
은행계를 제외하고도 네이버·카카오 등 정보기술(IT)기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카드는 이달 초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초 지주사로 전환하는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 회사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하면서 롯데 임직원을 보호하고 존중해줄 인수자를 찾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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