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리츠(부동산 펀드) 전망
2019-01-08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앞 글자를 딴 ‘리츠(REITs)’는 부동산 투자신탁을 말한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관련 투자자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을 일컫는 용어다. 증권의 뮤추얼펀드와 유사해 ‘부동산투자펀드’라고도 불린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리츠는 주로 저성장 불경기 시대에 기업들이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을 내놓으면서 활성화 뒤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현재 릿츠 시장 규모가 GDP의 6% 규모인 12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금융선진국에서는 기관투자자들뿐 아니라 일반 개인투자자들까지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외환위기 이후 리츠가 처음 등장했으나 정부의 규제로 그동안 크게 활성화되진 못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전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작년부터 경기부양과 함께 국민들의 소득증대 일환으로 리츠 시장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은데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사내 리츠본부를 따로 만드는 등 올해 리츠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이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시대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리츠가 국민들의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리츠 시장의 현 상황이 앞으로의 전망을 집중 분석해봤다.
▲ 국내 리츠 전문가 중 한명인 김선태(사진) 미래에셋대우 리츠금융본부장은 올해야 말로 ‘리츠’의 전성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 모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과 추진 의사를 보이고 있는데다 수익성과 안정성 등을 모두 갖췄다는 게 국내 리츠 전문가들의 일관된 평가다. ⓒ스카이데일리
올해 부동산 투자 펀드인 ‘리츠(REITs)’가 활기를 띌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미 금융시장에서 리츠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활성화 돼 있는 선진국들과 달리 그동안 우리나라는 정부와 금융당국 규제에 가로막혀 성장이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부의 규제완화·지원과 함께 증권·자산운용사 등 금융업계의 적극적인 상품화·공모추진 움직임이 생겨났고 올해부터 하나 둘 성과가 나타나 획기적인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리츠가 미국·일본 등의 과거 사례처럼 역사적으로 경제성장 정체기·불황기 때 크게 확장됐던 상품임을 감안할 때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과 맞물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리츠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상품으로 각광받는 등 투자대비 효율이 좋은 ‘국민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부동산 주식으로 배당 받는 리츠…미국·일본 등 선진국서 검증된 불황에 강한 상품”
“리츠는 한마디로 부동산을 주식 형태로 보유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부동산을 사고 임대료 등 해당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 형태로 나눠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국내 리츠전문가 중 한명인 김선태 미래에셋대우 리츠금융본부장이 밝힌 리츠의 개념이다.그는 “보통 주식은 1년에 한번, 채권은 분기마다 1번씩 배당을 받는데 반해 리츠는 현실적으로 월 임대료를 받는 부동산일 경우 월 단위까지 배당이 가능한 상품이다”고 덧붙였다.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를 원어 그대로 해석하면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다시 배당하는 회사를 일컫는다. 증권의 뮤추얼펀드와도 비슷해 ‘부동산 뮤추얼펀드’라고도 부른다. 1938년 스위스에서 처음 등장한 리츠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미국 등 선진국에서 발달했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경기불황 이후 활성화 됐다.
▲ 김선태(사진) 본부장은 미국과 일본의 리츠시장 발달 역사를 설명하며 우리나라처럼 현재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 리츠가 성장하기 최적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부동산 주식화를 통해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물건을 내 놓게 되고 투자자들도 차익 기대가 어려운 주식시장을 벗어나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리츠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스카이데일리
김 본부장은 “미국의 경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상가 부동산 중심으로 리츠가 발달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호텔·오피스·병원 등 영업활동으로 돈이 창출되는 상업용 부동산으로 리츠가 확장 돼 현재 미국에 상장된 리츠 시가총액만 1250조원에 이르는데 이는 미국 전체 GDP의 6%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리츠시장도 현재 130조원 정도로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며 “일본의 경우 지난 1990년대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잃어버린 10년’의 시작 때 기업들이 재원확보를 위해 보유 부동산을 리츠 상품으로 내 놓으면서 관련 시장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사례들을 보면 사실 리츠는 불황에 탄력이 붙는 ‘불황에 강한 상품’ 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태 본부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리츠 시장이 정부의 규제나 경제상황 등으로 발전하기가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리츠 외에 부동산이나 금융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판단해 리츠에 큰 관심이 없었고 시행사 등 부동산 업계에서도 자본시장을 특별히 활용하지 않고 대출을 받아 직접 개발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기 때문이다.
국내 역시 리츠가 처음 활기를 띄기 시작한 시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직후부터였다. 외환위기 여파로 지난 2001년부터 국내 기업들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작하자 이때 나온 기업부동산 물건을 중심으로 국내 리츠 시장이 서서히 발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진 시장 규모가 해외에 비해 커지진 않았다. 정부의 허가를 받은 일부 리츠 특수법인만이 운영이 가능했고 일반 소액투자자들이 참여도 제한된 사모 리츠 위주라 아는 사람만 아는 투자 상품에 불과했다.
정부·기업·금융업계 모두 눈독 들이는 2019 리츠시장…홈플러스 초대형 리츠 분수령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올해 국내 리츠 시장에 대한 기존과 다른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리츠 시장이 활기를 띌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융업계의 적극적인 상품화·공모추진 움직임 때문이다.
▲ 자료: 한국감정원 [표=박희라 기자] ⓒ스카이데일리
구랍 20일 국토부·금융위는 “일반국민이 안정성·수익성을 갖춘 리츠에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리츠 공모·상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일부 상장예비심사 면제 등 까다로운 리츠의 상장 절차와 요건이 완화되고 대체협력기관 선정 등을 통해 투자 지원까지 이뤄진다.
기업과 금융업계도 대규모 물건이 쏟아지는 올해 리츠 시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3월 1조7000억원 규모로 공모 예정인 국내 사상 초대형 리츠인 ‘홈플러스 리츠’다. 공모조달을 통해 총 51개의 전국 홈플러스를 매입해 12~16년의 장기임차 계약을 통해 나오는 임대료로 투자자들에게 매년 두 번의 배당을 해주는 이 상품에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도 해외 4개 투자은행을 포함한 총 6개 공동주관사 중 하나로 들어가 함께 추진 중이다.
김선태 미래에셋대우 리츠금융본부장은 “올해 홈플러스 리츠의 성패가 국내 리츠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초대형 리츠가 성공적으로 성사될 경우 현재 비슷한 형태의 리츠출시를 모색하고 있는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의 추가 리츠상장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이어 “이런식으로 대형 리츠가 뻗어 나가고 작은 줄기들인 중·소형리츠 들도 따라서 활성화 된다면 올해 국내 리츠 시장이 1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장돼 있는 중·소형주 리츠 중 유상증자 예정인 리츠들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1월 중 유상증자 예정인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지난해 8월 공모가 대비 12.4%나 가격이 오른 상태다. 추가 자산 편입을 위해 1월24~25일 중 공모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주거용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공모 리츠 등 투자자들이 작은 규모로 알뜰하게 투자가 가능한 리츠 상품들도 업계에서 대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대현황·배당 등 잘 따져 투자하면 건물주 위 리츠주 충분히 가능”
전문가들은 리츠가 활성화되면 소액·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사모를 통해 아는 사람만 높은 수익률을 찾아갔던 리츠 상품이 공모를 통해 대중화되면 안정적이면서 지속성까지 갖춘 투자 상품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리츠시장 활성화를 미리 예견해 지난해부터 리츠금융본부를 꾸려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이미 해외에서 활성화 돼 있는 리츠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으며 올해 적극적인 리츠사업 추진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미래에셋 본사 ⓒ스카이데일리
김선태 미래에셋대우 리츠본부장은 “주가상승을 노리는 주식이나 이자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채권은 저성장 시대에 수익률이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반면 리츠는 임대만 안정적이면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뿐만 아니라 리츠는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노령층의 안정적 연금식의 대체투자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 젊은 세대들이 미래를 준비하기에도 좋은 상품이다”고 덧붙였했다. 그러면서 “요즘 업계에서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 건물주 위에 리츠주’라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리츠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수요·공급 측면에서 리츠 시장은 계속 좋을 것이다”며 “자산 가격이 정체상태인 현 상황에서 우량 오피스 등 부동산 상품이 꾸준히 공급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고 1600만명의 40~50대 베이비 부머들이 그동안 모아놓은 자산으로 리스크가 적은 리츠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수요도 탄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리츠에 투자할 때 부동산 물건상태와 현금흐름·배당등을 꼼꼼히 따져 상대적인 우량상품을 골라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리츠가 올해 부각되는 것은 결국 수익률 때문이다”며 “어느 부동산 물건을 가지고 만들었고 임대수익률이나 사업체에서 나온 현금흐름, 배당을 얼마나 주는지 등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태 본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리츠투자를 검토할 때 관련 부동산이 계속 임대가 제대로 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임대가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수익률이 잘 나오게 되고 지속적인 배당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염두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성규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