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1
글로벌 대혼란 시대에
번영의 열쇠는 `지식 창조`
현실문제 푸는 지식혁명으로
지식기반사회 대전환 촉진
경제적 자유·지식 생산체계
선순환돼야 소득 5만弗 가능
◆ Make Knowledge ◆
매일경제의 슬로건 `Make Knowledge`는 매경이 21세기 지식혁명을 선도하겠다는 엄숙한 다짐이다.
그렇다면 매일경제는 왜 지금 지식 창조를 역설하는가.
지금은 누구에게나 지식이 생존과 번영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같은 글로벌 대혼란의 시대에 개인과 기업, 국가의 운명은 무엇보다 어떤 지식을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이 격변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이들에게는 창조와 혁신을 통해 쌓은 새로운 지식이야말로 가장 믿을 만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지식혁명을 선도하는 개인과 기업, 국가는 번영하고 낡은 지식에 매달리는 이들은 퇴보하고 생존마저 위협받게 된다.
지식은 나와 이 세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지금 우리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인류의 역사는 지식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과정이었다. 개인의 기억은 쇠퇴하고 사멸하더라도 집단의 지성은 보존되고 진화한다.
지식의 확장은 때로 대폭발과 대도약을 거친다. 지금이 바로 그런 혁명적인 변화의 시대다. 지금 인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살았던 500년 전 르네상스 시대에 이어 두 번째로 지식의 빅뱅을 맞고 있다. 물론 지금의 지식혁명은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현대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1990년대 초 지식사회가 몰고 올 변화를 꿰뚫어 봤다. 그는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부의 원천은 전통적인 생산요소인 토지나 노동, 자본이 아니라 지식임을 역설했다. 드러커는 특히 내면의 성찰이나 수사학적 지식보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공리공론보다는 실용적인 지식을 중시하는 매일경제의 기본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지식의 비경쟁성을 통찰했다. 재화나 서비스는 어느 한 사람이 이용하면 다른 사람은 포기해야 한다. 그와 달리 지식은 수백, 수천만 명이 동시에 사용해도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쓰면 쓸수록 더 많은 지식이 어우러지고 그만큼 치열하게 담금질된다. 격변에 맞설 더 단단하고 날카로운 무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지식을 창출하고 보존하고 확산시키는 방법과 도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토플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과거에 유용했던 지식도 점차 낡게 되고 결국 무용지식(옵솔리지·obsoledge)이 되고 만다고 했다. 그럴수록 끊임없는 지식 창출을 위한 평생학습이 생존에 필수 조건이 된다.
매일경제는 일찍이 이와 같은 지식의 특성과 지식사회가 불러올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변화에 주목했다. 그리고 곧바로 지식혁명의 선도자를 자임하고 행동에 나섰다. 환란 직후에 시작한 세계지식포럼을 비롯한 매일경제의 수많은 지식 프로젝트는 지식혁명의 불을 지피려는 실천적인 노력이었다. 이는 한국 경제의 명운은 바로 지식혁명의 성패에 달려 있다는 자각에 따른 것이었다.
매일경제는 맨 먼저 창조적 지식강국을 주창했다. 그것은 참으로 절박한 위기의식의 발로였다. 지구촌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반세기 만에 세계 11위 경제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환란 이후 성장의 활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2500만명이던 인구가 5000만명 넘게 늘어나고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빠른 추격자 전략에 성공하면서 성장 가도를 질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단순히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을 늘려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4차 산업혁명의 퍼스트 무버로서 창조와 혁신을 주도하지 않으면 선진국의 문턱에서 영영 주저앉고 말 수도 있다.
어찌 보면 한국은 이미 많은 부를 쌓았다. 한국은행이 산출한 국부(국민순자산)는 2017년 1경3817조원으로 그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8배에 이르렀다. 그러나 토지·건물 같은 실물자산에 비해 지식재산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연구개발(R&D)의 결과물을 비롯한 지식재산 생산물은 1995년 39조원에서 2017년 346조원으로 9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국부의 2.5%에 불과하다.
일본은 과학 분야에서만 노벨상 수상자 23명을 배출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단 한 명의 노벨상 과학자도 내지 못했다. 이처럼 기초과학의 뿌리가 허약해서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없다.
이제 1인당 소득 3만달러 고지에 오른 한국 경제가 소득 4만달러, 5만달러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유용한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지식일꾼이 돼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대량생산 방식의 산업화 시대에 유효했던 공장식 교육제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AI를 똑똑한 도우미로 삼아 평생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과 고용, 복지 체계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지식은 곧 자유다. 매일경제는 개인과 국가 번영의 기본 조건으로 경제적 자유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 경제적 자유는 개인의 창의성을 한껏 북돋운다. 경제적 자유가 증진될수록 효과적인 지식생산 체계가 구축될 수 있고 이는 다시 경제적 자유를 확대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창의와 혁신의 싹을 짓밟는 낡은 규제 체계를 시급히 개혁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식경제는 엘리트의 전유물이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는 급격한 기술 발전의 혜택이 소수 엘리트에 집중되면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커졌다. 앞으로는 보다 포용적인 지식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사회적 통합과 복리가 증진될 수 있어야 한다. 지식경제는 자유로운 아이디어의 교환과 협업을 촉진한다. 지식 기반 사회는 자본과 노동의 대립 구도와 사회 갈등 구조를 협력과 조화의 윈윈 구조로 바꿀 수 있다. 매일경제가 주창하는 지식혁명은 좁은 의미의 생산성 혁명을 추구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지식혁명은 보다 나은 미래로 가는 사회 변혁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나아가 우리가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줄 것이다.
매일경제는 지난 50년 동안 대한민국의 도전과 위기 극복의 역사를 오롯이 담아냈다. 우리는 이제 미래 50년을 내다본다. 우리의 미래는 지식혁명을 통해 제2의 퀀텀점프를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결코 지식혁명에서 낙오해 주저앉을 수는 없다. 매일경제는 구시대의 이데올로기보다는 실용적인 지식을 추구한다. 실용적인 지식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 답을 줄 수 있다. 이는 행동과 실천을 위한 지식이다. 그리고 창조와 혁신을 낳는 지식이다.
우리가 원하는 지식은 맥락과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데이터나 날것 그대로의 정보가 아니다. 참으로 값진 지식은 독자와 시청자들이 현실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될 체계화된 정보다. 매일경제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 가운데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유용한 지식을 엄선할 것이다. 어느 매체보다 심층적이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제공할 것이다. 매일경제는 언제나 지적 진보의 최전선에서 세상의 모든 유용한 지식을 모아 용광로처럼 녹여낼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지식을 가장 단단하고 날카롭게 벼려낼 것이다.
[장경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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