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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부자만을 위한 제도?…정치가 만든 오해"자본주의핵심은 경제자유 구성원에 부자될 기회제공 기업가정신훼손 말아야

Bonjour Kwon 2019. 5. 2. 07:16

2019.05.01

글로벌 리더들 "편견이 경제발전 막는다" 한목소리

 

자본주의 핵심은 경제자유

구성원에 부자될 기회제공

기업가 정신 훼손 말아야

 

미국경제 발전 원동력은

"실패해도 된다"는 관용

 

美정치 30년 전보다 후퇴

자본주의 보완 고민하라

 

◆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

 

 

"자본주의 핵심 가치는 경제 자유(Economic Freedom)다. 자본주의야말로 부자들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경제 자유를 보장해 경제 참가자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22회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가한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심각한 오해와 편견이 경제 핵심 동력인 기업가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자본주의가 부자들을 위한 제도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이것이 불평등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법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이러한 오해는 정치권 영향이 크다고 오피니언 리더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타협을 모색하지 않은 채 논쟁만 벌이면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본주의` 용어보다는 그 핵심 가치인 `경제 자유`라는 용어를 사용해 자본주의 본질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켄 그리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본주의의 핵심 가치는 경제 자유"라며 "우리가 너무도 당연시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 제품 선택의 자유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리핀 CEO는 20세에 시타델을 창업해 세계적인 헤지펀드로 육성한 `헤지펀드 업계의 스타`로 유명하다.

 

 

그는 "`실패할 수 있다`는 정서가 미국 경제를 강하게 만든 원동력"이라며 "20세에 창업했을 때 주변에 나를 도와주는 좋은 동료들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내 사회주의 논란 등으로 인해 기업가 정신이 훼손돼 과거와 같은 성공 스토리가 자칫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탰다.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를 창립한 마이클 밀컨 회장은 "자본주의는 경제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고, 부(富)는 그다음 얘기"라고 강조했다. 자본주의가 부자를 지칭하는 것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아마존·구글·페이스북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규제하고 인수·합병(M&A)을 막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초선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1000만달러 이상 소득을 올리는 부자에 대한 최고 소득세율을 70%까지 올리자는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미국에선 사회주의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미국에서 사회주의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작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면서 하는 얘기인 것 같다"며 "자본주의에서 경제 자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사회주의는 `평등`이라는 가치를 내세우지만 정작 이를 추구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등 수많은 사회주의 국민들은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실패한 모델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투자전문회사인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앨런 스와츠 회장은 "1980년대보다도 미국 정치는 양극화돼 있다"며 "`자본주의 vs 사회주의`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 결함을 해결할지 고민해야 할 때, 소모적인 논쟁만 벌이고 있는 것이 오늘날 미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의회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회는 법을 통과시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논쟁에 휩쓸려) 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술 발전으로 인해 변화가 매우 빠른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경제 자유 보장→기업가 정신 육성→왕성한 경제 활동`이라는 선순환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에 정치권 논쟁으로 인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앤드루 올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은 "과거에는 차고에서 컴퓨터 회사를 창업하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 데 정부 역할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미국이 5G 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가들로선 변화무쌍한 시대에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변화가 빠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저하다가는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베이와 휼렛패커드 CEO를 역임한 멕 휘트먼은 "글로벌라이제이션, 기술 발전으로 인해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경영자로서는 결단을 내리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지만 결단을 못 내리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단 결단을 내리고,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휘트먼은 현재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인 퀴비(Quibi) CEO를 맡고 있다.

 

데빈 위니그 이베이 CEO는 "실패해도 된다는 가치가 조직 내에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은 쉽지만 정작 이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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