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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2분기가 분수령…"이제 싸울 시간 없다"2분기도 부진 땐 위기론 대두 국정운영 '경제'로 방향 틀어야.소득주도성장, 자영업타격 中企부담

Bonjour Kwon 2019. 5. 13. 22:19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2019.05.13

올해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지난 주말 긴박하게 돌아가는 미·중 무역협상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알고 지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통화했을 때다. 궁금한 사안의 대답에 앞서 “한국은 왜 그렇게 시끄럽냐”며 “미·중 협상 참가자 모두 국익을 위해 마지막 1초까지 머리를 맞대고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느냐”는 반문에 당혹스러웠다.

 

한동안 멍때리고 나서 ‘이제 더 싸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우리 경제가 어렵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작년 4분기 대비 -0.3%로 발표됐다. 미국 성장률 통계 방식인 전분기 대비 연율로 환산할 경우 -1.2%다. 뛰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크게 뒷걸음쳤다는 의미다.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韓경제 2분기가 분수령…"이제 싸울 시간 없다"

2분기 성장률은 우리 경제 앞날에 분수령이 될 만큼 중요하다. 경기순환 국면 판단에 가장 공신력 있는 미국경제연구소(NBER)는 성장률과 같은 분기 지표는 두 분기 연속 추이로 판단한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 성장률이 부진하게 나오면 나라 안팎에서 각종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성장률 10년만에 '최악'…美·中 무역전쟁에 등 터진다

 

상대방의 패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증강현실 무한경쟁 시대다. 경기가 ‘2분기 성장률이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예상과 기대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1분기 역(逆)성장이 한국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경제가 깜짝 성장한 가운데 기록됐기에 더 그렇다.

 

뼈를 깎는 노력은 모두가 해야 한다. 경기와 관련해서 우리 내부에서는 이분법적 사고 악습이 있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더 심하게 나타난다. 경기 부진의 모든 책임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책당국에 있다는 고질병적 생각이다. 심지어 집권당 국회의원조차 그런 성향을 갖고 있다.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3년째를 맞았다. 솔직하고 객관적인 출범 2년 평가를 토대로 국정운영의 틀을 재점검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국민이 쉽게 납득하지 못했고 우려해온 남북문제에 쏠려 있는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를 ‘경제’ 쪽으로 돌리는 일이다. 갑작스러운 선회가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경제’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

 

‘경제 우선’의 국정운영 틀이 잡히면 기본설계를 바로잡고 경제 리더십을 강화하는 일이 다음 과제다. ‘혁신 성장’은 아주 잘된 작품이다. 반면에 ‘소득주도성장’은 2년 이상 기다렸는데 아직도 말이 많고 뚜렷한 성과도 없다. 더 이상 고집해서는 안 된다. 수정돼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 등 소득주도성장 실천과제도 마찬가지다.

 

‘세계가 하나’인 시대에 미국처럼 세계 경제를 주도할 수 없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것은 한국과 같은 국가의 기본 성장전략이다. 특히 기업정책은 그렇게 해야 한다.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갈라파고스 함정(세계와 격리)에 빠졌다’는 비판을 듣고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 정부의 기업정책에서 세계 흐름과 동떨어진 사례는 의외로 많다. 전체 기조가 ‘우호적(세계)’ 대비 ‘비우호적(한국)’, 규제는 ‘프리존’ 대비 ‘유니크(7,040 -5.50%)존’, 세제는 ‘세금 감면’ 대비 ‘세금 인상’, 상법은 ‘경영권 보호’ 대비 ‘경영권 노출’, 노동정책은 ‘노사 균등’ 대비 ‘노조 우대’로 대조적이다. 세계 추세에 맞춰 나가야 한다.

 

기업도 스스로 할 일이 많다. 정책당국과 국회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경제대국이 된 미국과 중국은 마지막 1초까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부하(over load)→속도 저하(stall out)→자유 낙하(free fall)’하는 생존 여건에서는 남의 탓만 해서는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

 

국민도 이제는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처럼 모두가 존경받는 대통령을 만들어야 할 때가 됐다. 각자의 의견이 다르고 그것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지만 ‘국가가 잘 돼야 한다’는 마음은 똑같다. 전직 대통령의 삶을 생각하면 착잡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어떤 경우든 국민의 입장에서는 조국(祖國)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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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학파의 재반박…"소득주도성장, 자영업 타격 주고 中企 인건비 부담 늘려"

2019.05.12

 

'소주성 기초통계' 논쟁 가열

 

"노동소득분배율도 현실 왜곡

자영업 이익 빼면 근로소득 늘어"

 

박정수 서강대 교수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를 둘러싼 진보학계와 보수학계 간 논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논쟁은 소득주도성장론자와 현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겨온 ‘경제 성장보다 임금 상승이 더디다’는 통계에 허점이 있다는 사실을 보수학계 쪽인 ‘서강학파’(서강대 교수 중심으로 성장을 중시하는 학파)의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 1일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이 통계는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지난 10일 진보 성향의 ‘학현학파’(분배를 중시하는 학현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를 따르는 학파)가 반격에 나섰다.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성장률 대비 임금 상승률’ 통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조정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 중 노동소득의 비중) 통계를 보면 노동자의 임금이 쪼그라드는 건 맞다고 주장했다. 조정노동소득분배율도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가 된 통계 중 하나다.

 

 

[다산 칼럼] 취임사에 예견된 '경제 실패'

소주성 태동시킨 학현학파도 '통계 오류' 인정

소득주도성장 이론토대 공방…"통계 허점" vs "전제 잘못없어"

 

그로부터 이틀 뒤인 12일 보수학계의 재반박이 나왔다. 박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정노동소득분배율 역시 근본적 한계가 있어서 현실을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소득 가운데 자본과 노동이 가져가는 몫을 계산한 것이다. 국민소득엔 기업의 이익·임금뿐 아니라 자영업자 이익이 포함되는데 자영업자 이익은 어디까지가 ‘자본소득(이윤)’이고 ‘노동소득(임금)’인지 구분이 안 돼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혼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한 달에 300만원을 벌었다면 이 중 얼마가 임금이고 이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주상영 건국대 교수

주상영 건국대 교수

 

주 교수는 이런 점을 고려해 자영업 이익을 전부 노동소득으로 분류하거나, 자영업 이익을 법인 부문과 같은 비율로 이윤과 임금으로 나누는 방법을 쓰자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두 가지 분류 방법 역시 과학적 근거에 바탕한 것이 아니라 자의적인 가정에 의한 것이어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자영업 부문을 제외한 임금근로자 소득 비중만 보는 공식 노동소득분배율은 2000년부터 2017년 사이 57.8%에서 63.0%로 증가했다. 자영업 이익은 같은 기간 22.4%에서 10.4%로 크게 떨어졌다. 박 교수는 “조정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진 것은 임금근로자 소득 비중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자영업 이익 비중 감소 때문”이라며 “이처럼 자영업자 소득은 악화하고 기업 부문 인건비 비중은 증가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는 정책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에 직격탄이 됐고 법인, 특히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더 키웠다”고 말했다. 통계의 오해에 기반한 정책이 경제 전반에 큰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