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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몰리는 싱가포르…스타트업생태계 실리콘밸리, 시애틀, 보스턴, 베를린제치고 인재몰리는 최적의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도시

Bonjour Kwon 2019. 12. 12. 08:35

[Biz Focus]

 

2019.12.12

 

한국과 싱가포르 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협력 증가는 양국에 확실한 이득이다. 특히 두 나라가 새로운 시장에 상호 접근할 수 있어 성장이 가능하다는 큰 혜택이 있다. 아직까지는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한국 신생 기업 수가 약 10배 더 많다. 하지만 창업 부문에서는 싱가포르 역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나라다. 스타트업 리서치 업체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내놓은 최신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실리콘밸리, 시애틀, 보스턴, 베를린을 제치고 창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최적의 글로벌 도시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인시아드대 아시아 캠퍼스에서 일하는 필자는 싱가포르가 스타트업 허브로 성공한 세 가지 비결에 대해 분석했다. 이는 한국 창업자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일 것이다.

 

우선 경험(experimentation)이 전문성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 업계에 대한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설립자가 신생 기업 성공 여부에 중요한 차별화 요소였다.

 

 

 

하지만 좋든 싫든 지금은 전문지식이 `상품화`돼 있다. 지식을 쉽게 사들이거나 빌릴 수 있다. 그래서 현재는 스타트업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험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다음 실험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예로 싱가포르 제념(Zenyum)은 끊임 없는 실험과 배움을 통해 자리를 잡았다. 작년 6월에 설립된 제념은 3D 프린팅으로 교정기를 제작하는 회사다. 고객들이 제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본인 치아 사진을 올리면 회사는 치아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에게 맞는 교정기를 만든다. 제념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실험을 통해 앞니 교정이 필요한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그리고 교정 전문의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도움으로 더 낮은 가격에 교정기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긱 이코노미(프리랜서 근무 형태인 고용 현상)가 불러온 리더십 경험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앞서 지식의 상업화에 대해 말했다.

 

 

 

이는 긱 이코노미에 따른 결과다. 이제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언제 어디서든지 금방 찾을 수 있다. 핀테크 플랫폼 `프로디지 파이낸스` 최고경영자(CEO)인 캐머런 스티븐스가 3년 전 인시아드 싱가포르 캠퍼스에서 진행된 `인시아드 포럼 아시아 2016`에서 말했듯이 "(회사는) 필요한 훌륭한 기술적 전문성을 즉시 그리고 `가성비` 좋게 얻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과 체계 없이도 스타트업들은 대기업들만큼 깊이 있는 자원을 보유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일하면서 사는 싱가포르에 큰 무기가 된다. 그러나 긱 이코노미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큰 문제도 있다. 신생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일을 하고) 직원들이 대면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면, 해당 회사 기업문화를 직원들이 익히는 것이 쉽지 않다.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모든 회사가 직면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한때는) 기업문화로 뭉쳤던 직원들 사이가 점차 멀어지는 것이다. 제조업체 W.L.고어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공장마다 직원 수를 150명으로 한정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아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재 스타트업은 이런 직원들 간 멀어진 관계에 대한 문제를 회사 설립 1일 차부터 겪고 있다. 이 또한 긱 이코노미가 원인이다.

 

스타트업은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홍콩에 위치한 채용 플랫폼 잡도흐(JOBDOH) CEO인 자니아 웡은 과거에 이런 지적을 한 적이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비효율적이고 부패한 정부가 남긴 복지 격차를 창업가들이 메우고 있다." 이제는 소위 사회적 기업과 기존 영세 사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자들과 `깨어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생기고 있다. "사업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동시에 핵심 성과 지표에 얼마나 큰 사회적 영향을 미쳤느냐가 포함돼야 한다"는 웡 CEO 생각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기업의 주요 임무가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지원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 대부분 신생 기업 설립자들은 사업 계획서에 해당 회사가 어떠한 사회적 영향을 미칠 건인지에 대해 다룬다. 이는 정부가 요구해서가 아니다. 투자자, 주요 직원, 이사회가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트업 사업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나선다. 예로, (떠오르고 있는 시장인) 전기 스쿠터 관련 사고가 잦아지자 지난달 싱가포르 정부는 전기 스쿠터에 대해 보도 주행을 금지했다.

 

필자가 요즘 창업가들에게 투자 피칭에 대해 조언을 할 때 해당 프로젝트가 무엇이든 관계 없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바로 해당 사업의 사회적 영향이 무엇인지를 자세히 설명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따로 만들라는 것이다. 투자자들과 기업은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한다. 그래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후보 스타트업들이 지속 가능성 문제와 관련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만약 사회적 영향에 대해 물었을 때 창업가가 "잘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해당 스타트업이 앞으로 나아가며 사업을 펼치기는 힘들 수도 있다.

 

[필립 앤더슨 인시아드대 교수 / 벤저민 캐슬러 인시아드 날리지 매니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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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창업가 몰리는 싱가포르…`스타트업 허브`가 된 3대 비결

 

입력 2019.12.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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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싱가포르 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협력 증가는 양국에 확실한 이득이다. 특히 두 나라가 새로운 시장에 상호 접근할 수 있어 성장이 가능하다는 큰 혜택이 있다. 아직까지는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한국 신생 기업 수가 약 10배 더 많다. 하지만 창업 부문에서는 싱가포르 역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나라다. 스타트업 리서치 업체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내놓은 최신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실리콘밸리, 시애틀, 보스턴, 베를린을 제치고 창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최적의 글로벌 도시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인시아드대 아시아 캠퍼스에서 일하는 필자는 싱가포르가 스타트업 허브로 성공한 세 가지 비결에 대해 분석했다. 이는 한국 창업자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일 것이다.

 

우선 경험(experimentation)이 전문성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 업계에 대한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설립자가 신생 기업 성공 여부에 중요한 차별화 요소였다.

 

 

 

하지만 좋든 싫든 지금은 전문지식이 `상품화`돼 있다. 지식을 쉽게 사들이거나 빌릴 수 있다. 그래서 현재는 스타트업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험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다음 실험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예로 싱가포르 제념(Zenyum)은 끊임 없는 실험과 배움을 통해 자리를 잡았다. 작년 6월에 설립된 제념은 3D 프린팅으로 교정기를 제작하는 회사다. 고객들이 제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본인 치아 사진을 올리면 회사는 치아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에게 맞는 교정기를 만든다. 제념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실험을 통해 앞니 교정이 필요한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그리고 교정 전문의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도움으로 더 낮은 가격에 교정기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긱 이코노미(프리랜서 근무 형태인 고용 현상)가 불러온 리더십 경험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앞서 지식의 상업화에 대해 말했다.

 

 

 

이는 긱 이코노미에 따른 결과다. 이제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언제 어디서든지 금방 찾을 수 있다. 핀테크 플랫폼 `프로디지 파이낸스` 최고경영자(CEO)인 캐머런 스티븐스가 3년 전 인시아드 싱가포르 캠퍼스에서 진행된 `인시아드 포럼 아시아 2016`에서 말했듯이 "(회사는) 필요한 훌륭한 기술적 전문성을 즉시 그리고 `가성비` 좋게 얻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과 체계 없이도 스타트업들은 대기업들만큼 깊이 있는 자원을 보유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일하면서 사는 싱가포르에 큰 무기가 된다. 그러나 긱 이코노미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큰 문제도 있다. 신생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일을 하고) 직원들이 대면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면, 해당 회사 기업문화를 직원들이 익히는 것이 쉽지 않다.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모든 회사가 직면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한때는) 기업문화로 뭉쳤던 직원들 사이가 점차 멀어지는 것이다. 제조업체 W.L.고어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공장마다 직원 수를 150명으로 한정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아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재 스타트업은 이런 직원들 간 멀어진 관계에 대한 문제를 회사 설립 1일 차부터 겪고 있다. 이 또한 긱 이코노미가 원인이다.

 

스타트업은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홍콩에 위치한 채용 플랫폼 잡도흐(JOBDOH) CEO인 자니아 웡은 과거에 이런 지적을 한 적이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비효율적이고 부패한 정부가 남긴 복지 격차를 창업가들이 메우고 있다." 이제는 소위 사회적 기업과 기존 영세 사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자들과 `깨어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생기고 있다. "사업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동시에 핵심 성과 지표에 얼마나 큰 사회적 영향을 미쳤느냐가 포함돼야 한다"는 웡 CEO 생각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기업의 주요 임무가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인지에 따라 다양한 지원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 대부분 신생 기업 설립자들은 사업 계획서에 해당 회사가 어떠한 사회적 영향을 미칠 건인지에 대해 다룬다. 이는 정부가 요구해서가 아니다. 투자자, 주요 직원, 이사회가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트업 사업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나선다. 예로, (떠오르고 있는 시장인) 전기 스쿠터 관련 사고가 잦아지자 지난달 싱가포르 정부는 전기 스쿠터에 대해 보도 주행을 금지했다.

 

필자가 요즘 창업가들에게 투자 피칭에 대해 조언을 할 때 해당 프로젝트가 무엇이든 관계 없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바로 해당 사업의 사회적 영향이 무엇인지를 자세히 설명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따로 만들라는 것이다. 투자자들과 기업은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한다. 그래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후보 스타트업들이 지속 가능성 문제와 관련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만약 사회적 영향에 대해 물었을 때 창업가가 "잘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해당 스타트업이 앞으로 나아가며 사업을 펼치기는 힘들 수도 있다.

 

[필립 앤더슨 인시아드대 교수 / 벤저민 캐슬러 인시아드 날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