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신세계 -스타필드.노브랜드

정용진야심작 '삐에로쑈핑'도접는다·이마트대표이사.취임첫구조조정.기존점포30%이상리뉴얼.비효율적전문점과 저효율점포폐점.유통가 구조조정 광풍

Bonjour Kwon 2019. 12. 21. 06:38

 

수익 안 나면 접는다…이마트 "삐에로쑈핑 OUT"

 

입력 2019.12.20

강희석표 `뉴 이마트` 사업재편

 

만물 잡화점으로 불렸던 `삐에로쑈핑`이 결국 문을 닫는다. 오는 31일 폐점 예정인 삐에로쑈핑 명동점. [이충우 기자] 내년부터 이마트가 새롭게 단장한다. 신선식품 상품기획(MD)과 식음료 브랜드를 강화하고 가전제품 매장을 늘려 그로서리(식료품)와 몰을 결합한 형태로 확 달라진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공세로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운 전략이다.

 

반면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만물 잡화점 '삐에로쑈핑'은 문을 닫는다. 헬스&뷰티(H&B) 스토어 부츠 등 수익성이 낮은 전문점도 규모를 축소하거나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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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마트는 만물 잡화점 '삐에로쑈핑' 7개 매장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이마트 매장 140여 개를 업그레이드하는 '2020년 뉴 이마트 사업 재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뉴 이마트 사업 재편 방안은 지난 10월 이마트 인사에서 구원투수로 영입된 강희석 대표의 첫 작품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강 대표는 정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렸지만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삐에로쑈핑 문을 닫는 초강수를 두며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B급 감성과 초저가를 내세운 삐에로쑈핑은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콘셉트로 4만여 개 상품을 매장에 복잡하게 진열했다. 직원들조차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고객이 직접 매장을 탐험하게 하면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삐에로쑈핑, 부츠 등 이마트 전문점 사업은 연간 900억원가량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두타점, 논현점, 경기 의왕점, 가산W몰점, 명동점, 부산 아트몰링점, 천호점, 대구백화점 등 9곳으로 삐에로쑈핑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올 7월 대구백화점에 삐에로쇼핑을 열 때만 해도 이마트는 하반기에 점포 2~3개를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제는 점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7월 28·31일 의왕점과 논현점이 잇따라 폐점했고 명동점이 이달 31일 폐점한다.

 

 

삐에로쑈핑에 근무 중인 직원 150여 명은 이마트나 트레이더스 등에 재배치된다.

 

H&B 스토어 부츠는 점포별 수익성 분석을 거쳐 영업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한다. 부츠는 이마트가 2017년 영국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와 합작해 들여온 브랜드로, 올 상반기 18개 점포를 폐점해 현재 15개만이 남아 있다. 부츠도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했지만, 업계 1위인 올리브영 등과 경쟁에 밀리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전자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체험형 가전매장)'는 지난 18일 죽전점과 상권이 겹치는 판교점을 폐점한 데 이어 대구점도 내년 초 폐점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 내년에 점포 10여 개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킨텍스 이마트타운에 첫 점포를 연 뒤 '체험형 가전매장'으로 인기를 끌며 현재 44개까지 점포가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높은 임차료 등으로 수익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전문점은 과감한 사업 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해 마련한 투자재원은 이마트 기존점 업그레이드와 성장성이 높은 전문점을 확장하는 데에 사용된다. 이마트는 그로서리 매장을 강화하는 등 기존 140개 이마트 점포 30% 이상을 리뉴얼해 '고객이 가고 싶은 매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이마트 월계점이 미래형 점포로 바뀐다. 신선식품 MD와 식음료 브랜드를 강화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0월 인사 때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식품본부로 바꾸고 식품본부 내 신선담당을 신선1담당과 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마트는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의 상품·브랜드는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자체상품(PB) 전문매장인 노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노브랜드 프랜차이즈는 지난 11월 필리핀 마닐라 1호점을 열었다. 이어 필리핀 2호점을 이달 산페드로 지역 '로빈스 사우스 갤러리아 몰'에 연 뒤 내년에도 필리핀 점포 8개를 추가로 연다.

 

 

화장품 전문점인 '센텐스'도 내년 추가로 2개 매장을 필리핀에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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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9.12.20

유통가 인사 태풍은 구조조정 전초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유통업계 분위기는 딴판이다. 대규모 인적 쇄신에 이어 구조조정까지 돌입하며 군살 빼기에 나섰다.

19일까지 3대 유통그룹은 연말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유통가 올해 연말 인사의 특징은 수장의 전면 교체다.

롯데그룹은 19일 12개 유통계열사 중 8개 계열사에서 수장을 교체했다(66.7%). 31개 핵심계열사 대표이사·사업부문장 중에서는 24명이 바뀌었다(77%). 최근 십수년간 보지 못했던 대규모 인적 쇄신이다.

신세계그룹도 연말 인사에서 수년간 장수했던 이마트·신세계백화점 최고경영자를 모두 교체했다.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는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강희석 신임 이마트 대표이사(50세)는 전임 대표이사보다 12살 어리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백화점 역시 이번 인사에서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이 물러났다.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를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로 불러들이면서 1960년대생 경영진을 전면에 앞세웠다.

 

 

이마트, 삐에로쑈핑 사업 접는다

유통가가 이렇게 대규모 인사이동을 추진한 건 결국 실적 개선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다. 연말 인사 공고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구조조정안이 나왔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는 취임 한 달여 만인 20일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고 비효율적인 전문점과 저효율 점포를 폐점하는 내용이다.

주목할 부분은 강희석 대표가 삐에로쑈핑 사업을 완전히 접는다는 사실이다. 현재 운영 중인 7개점을 순차적으로 폐점하기로 했다. 일본 잡화점 ‘돈키호텔’를 본 딴 삐에로쑈핑은 지난해 6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심 차게 선보였던 잡화점이다. 사주가 직접 도입한 브랜드라도 수익성이 부족하면 접을 정도로 구조조정의 강도가 세진 셈이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위례점. [사진 이마트]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위례점. [사진 이마트]

 

이마트가 진행 중인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다. 정용진 부회장의 또 다른 야심작 일렉트로마트는 지난 18일 판교점을 폐점했고, 내년 초 대구점도 영업을 종료한다. 이밖에 헬스앤뷰티(H&B)매장 부츠는 올해 하반기부터 18개 점포를 폐점 중이다.

강 대표는 이날 이마트 점포의 30%를 리뉴얼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마트는 최근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식품본부로 구분하고, 식품본부 산하 신선담당을 신선1담당·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세대교체로 수익성 강화 노려

롯데그룹도 연말 인사를 살펴보면 군살 빼기를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유통 ▶호텔·서비스 ▶화학▶식품 등 4개의 비즈니스유닛(BU·사업단위)에서 2명을 교체했다(유통BU장·호텔·서비스BU장). 또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등 롯데쇼핑 산하 5개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체제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사라졌다. 이들 중 롯데마트 사업부장(문영표 부사장)을 제외한 4명을 교체했다.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앙포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앙포토]

 

롯데쇼핑 3분기 영업이익(876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한 것은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6월 전주 덕진점을 폐점하고 용인 수지점을 정리 중이다.

현대백화점도 수익성 강화를 위한 카드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인사가 실적 부진에 따른 세대교체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8% 줄어든 609억원을 기록했다.

두타면세점 입구. [중앙포토]

두타면세점 입구. [중앙포토]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8일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에 참여하면서 이르면 2020년 2월 중 두타몰 내 면세점 터에 입점한다. 당장 면세점 사업부문에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재원을 마련하려면 사업 실적이 부진한 부문에서 구조조정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e-commerce)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유통업계의 현실이 어렵고 향후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냉정한 판단이 이번 인사를 통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해석했다. 이어 “새로운 유통산업의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어 당분간 유통업계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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