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
매출 28% 급증 3조898억원
영업익 183% 껑충 2066억원
카카오가 올해 증권사 인수에 이어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며 기술 기반 금융사업(테크핀)으로 본격 진출한다. 메신저 카카오톡 광고를 관문으로 기업용 메시지, 전자상거래, 결제까지 하나로 잇는 기존 성장 전략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광고(톡보드)와 전자상거래 등 사업이 순항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 연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13일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테크핀 분야에서도 모바일 금융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는 실명 계좌 기반의 '머니 2.0'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카카오뱅크도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 앱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증권과 보험업으로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디지털 보험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금융위원회에서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승인받았다. 다음날 인수를 완료하고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등 테크핀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전략실 부사장은 "지난 '머니 1.0' 시대에서는 선불 충전 사업자라는 제한 범위에서 결제·송금·금융상품 중개 등 사업을 전개함에 따라 온전한 테크핀 사업자로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카카오페이가 가진 견고한 머니 트래픽이 토대가 돼 결제·증권·보험까지 융합하는 '머니 2.0' 전략은 진정한 월렛리스(walletless·지갑 없는) 시대를 구현하며 국내 테크핀 산업의 판도를 바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 판매 플랫폼 역할에 그치지 않고 보험 상품 생산자로서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설립 중인 디지털 보험사는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해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상품 개발·마케팅·운영·보상 등 전 영역에서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손해보험을 혁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실적 성장을 이끈 톡보드 사업과 전자상거래 사업도 올해 더욱 키울 계획이다. 기업이 카카오톡에서 제품·서비스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카카오톡 메시지로 고객과 소통하며 실제 구매와 결제까지 이어지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용자에게는 상품 발견부터 구매, 결제, 주문 내역 확인·관리까지 손쉽게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 대표는 "지난해 10월 시범 서비스 이후 신규 광고주가 빠르게 유입돼 3000곳 이상 광고주를 확보했으며, 올해 수만 곳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는 톡보드가 진입점이 돼 카카오톡 채널, 비즈니스 메시지, 결제까지 이어지는 완결된 경험을 극대화해 전체 카카오톡 기반 사업의 성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을 맺은 SK텔레콤과 시너지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SK텔레콤과의 협력은 커머스 사업 부문이 가장 빠르게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카카오 비즈니스 솔루션과 결합을 통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방향부터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지인에게 선물을 구매해 전달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카오톡에서 이용자들이 공동 구매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톡딜' 등 자체 전자상거래 사업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4분기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고, 구매 이용자 수도 29% 늘었다. 카카오톡에 생일을 등록한 이용자는 2500만명에 달했다.
카카오는 이날 카카오톡 광고 호조와 전자상거래 거래액 증가 등에 힘입어 2019년 연매출이 전년 대비 28% 늘어난 3조89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20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증가했다.
[오대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