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금융

[부동산PF시장도 올스톱] PF큰손' 증권사 속속 발빼...신규사업 멈추고 리스크 관리 올인 우량증권사 PF ABCP도 안팔려.대면 불가능…IB업무 정지로 IB수익 감소.수탁수익은 늘어

Bonjour Kwon 2020. 4. 2. 10:25


증권사 PF 보증규모 6년만에 두배 늘어 26.2조
'IMF 부도 트라우마' 부동산 신탁사도 사업장 점검
사태 장기화 땐 분양시장 등 악영향 불가피할 듯

고병기 기자2020-03-26 18:04:11
2715A03 증권사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

증권사들이 신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 업무에서 줄줄이 발을 빼면서 부동산 개발 시장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부동산 PF 시장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부동산 PF 시장에서 증권사가 주관하는 딜은 통상 전체 시장에서 80~90%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은행이 부동산 PF에 대해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데다 저축은행도 지난 2011년 부동산 PF 부실의 발단이 된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크게 줄인 상황이다. 증권사마저 부동산 PF를 못하게 될 경우 신규 부동산 개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제 위축으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부동산 PF 시장이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고 해석했다.

부동산 PF 멈췄다
코로나19 여파로 단기금융시장이 급랭함에 따라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던 증권사들이 신규 사업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분양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 소재의 한 재건축 아파트 공사 현장./연합뉴스

◇부동산 PF 큰손 됐는데…신규 심사 잇따라 중단=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주선 규모는 매년 크게 증가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는 26조2,000억원으로 2013년 말 10조6,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신용 보강을 통해 발행되는 부동산 PF 자산담보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의 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부동산 PF 시장에서 증권사들이 차지하는 영향력도 그만큼 커져 PF 시장의 큰손이 됐다.

하지만 최근 기존에 발행된 PF ABCP 유통 시장이 갑자기 경색되면서 증권사들마저 신규 딜 주선에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확산으로 금융 시장의 유동성 리스크가 전반적으로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PF 담당 임원은 “돈이 돌지 않는다”며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그간 공격적인 영업으로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에 여유가 없는 증권사는 물론 한도에 여유가 있는 증권사들도 신규 딜 주선을 주저하고 있다. 한 증권사 PF 담당자는 “부동산 PF 기발행 규모가 한도 대비 60% 수준으로 아직은 여유가 있다”면서도 “한도가 남아 있지만 최근 시장에서 인수가 안 되고 신규 발행이 어렵기 때문에 자기자본으로 인수해야 하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한도가 남아 있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규 딜은 물론 기존에 승인이 난 건까지 전면 재검토에 나서는 증권사도 있다. 한 증권사는 최근 기존에 승인 난 딜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실시하고 일부 사업장에 대해서는 승인을 취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발 금융경색으로 증권사들이 부동산 PF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갑자기 돈이 많이 필요해지면서 신규 자금 조달이 안 되고 있다”며 “기존에 승인 난 사업 중에서는 이미 약정한 것만 진행하고 승인은 났지만 약정이 안 된 사업은 취소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신탁사, 긴급 리스크 점검 나서=부동산 업계도 증권사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동산신탁 업계의 한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부동산 PF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증권사들이 많지 않다”면서도 “실제 실무자들과 얘기해보면 사실상 신규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라 신규 사업을 중단했으며, 기승인 난 사업 중에서도 실행이 안된 건은 당분간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이라고 전했다.

일부 신탁사는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진행 중인 사업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특히 초기 사업비인 토지비 정도만 부동산 PF로 조달하는 차입형 신탁과 달리 토지비와 건설비 등을 함께 조달하는 책임준공형 신탁이나 관리형 신탁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통상 책임준공형 신탁이나 관리형 신탁은 초기 사업비를 일시대출로 조달한 후 분양 사업으로 나머지 사업비를 조달하는 데 분양이 저조할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추가로 한도대출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경색되면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캐피털사나 저축은행 등이 한도 대출을 못하게 되면 신탁사가 자기자본으로 사업비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그간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온 하나자산신탁이나 KB부동산신탁과 같은 회사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부도가 난 한국부동산신탁이나 대한부동산신탁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신탁사 부사장은 “최근 고유자금을 조달하는 재무팀에서 금융시장 상황과 관련해 자금 지출을 엄격하게 하고 회수가 가능한 사업장은 당장 자금 회수에 나서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사내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부동산 PF에 13조 대출…증권사 '돈맥경화' 심화
입력2020.04.01
자산유동화어음 안팔려 떠안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부동산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력으로 삼았던 증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PF 사업장 유동화 지원을 위해 발행했던 13조원 규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2차 자금난’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이 발행한 PF 대출 ABCP 규모는 12조9228억원에 이른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시행사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CP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신용보강을 제공해왔다. ABCP는 보통 단기금융시장에서 3개월마다 롤오버(차환)된다.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증권사들이 떠안기로 매입 약정이 맺어져 있다.

평상시라면 신용도가 우량한 증권사가 발행한 PF ABCP가 시장에서 소화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아무리 금리를 높여도 PF ABCP 투자자가 등장하지 않는 일이 빈번해졌다. 결국 지난달 중순부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롤오버에 실패한 PF ABCP 수천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증거금 추가납입 통지) 사태는 자본력이 큰 대형 증권사 위주라 위기를 넘겼지만 PF ABCP는 중소형사의 보유금액이 많아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222.1%), 하이투자증권(104.3%), 하나금융투자(99.0%), 키움증권(89.5%) 등이 자기자본 대비 PF ABCP 발행액 등 채무보증액 비중이 컸다.

한 증권사 사장은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와 국책은행의 기업어음(CP) 매입 대상에서 PF ABCP나 ABS를 제외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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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새옹지마…증권사 수탁 수익 늘고 IB 줄어

최성준 기자 승인 2020.04.02
투자 심리 커지며 증권사 수탁 수익 증가
대면 불가능…IB업무 정지로 IB수익 감소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증권사 수익구조에 변동이 예상된다. 주식거래가 활성화되며 수탁 수수료 수익 상승이 예상되는 반면 IB(투자은행)부문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5개사의 1분기 수탁 수수료 수익은 396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외 증시가 폭락하자 투자 적기라는 인식이 커지며 주식 투자규모가 늘어나자 증권사 수탁 수수료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투자자예탁금은 43조82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조7445억원 늘었고 주식 회전율도 228.3%로 전분기 대비 81.0%포인트 상승했다.



증권사의 신규 주식계좌 개설 수도 크게 늘어났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분기 11만5728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됐으나 이번 1분기에는 2배 이상 증가한 26만4222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됐다. NH투자증권은 전년 1분기 7만2732건에 불과했던 신규계좌 개설 수가 38만1010건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이 증권사 수수료 부문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나 오히려 IB부문에서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IB업무가 제동되며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5개사의 1분기 IB 및 기타손익은 228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 IB업무는 특성상 자산 실사와 계약 체결 등 대면업무가 필수적인데 감염 위험으로 대면 접촉이 힘들어졌다.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추진하는 증권사의 경우 입국금지 조치로 인해 업무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도 IB업무에 타격을 준다. 현재 IB업무의 한 분야인 기업공개(IPO) 시장은 얼어붙어 있다.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을 것으로 생각해 일정을 취소해서다.

하이투자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증가된 불확실성으로 IB 딜 수요가 감소했고 실사가 연기되면서 IB 수수료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완화돼도 투자자들의 심리 회복에 시간이 소요돼 IB실적은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