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회사

검찰고발 면한 미래에셋…초대형IB `시동`3년간 멈췄던 IB지정 재개어음 발행·인수보증 가능"모험자본 활성화에 앞장"

Bonjour Kwon 2020. 5. 28. 05:38

2020.05.27
공정위, 과징금 44억 부과

박현주家 미래에셋컨설팅
계열사와 430억 내부거래
컨설팅은 정작 318억 적자
朴회장 내부거래 이익없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거래에 시정명령과 4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총수 일가가 9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가 연계된 사안이어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사진)을 검찰에 고발할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공정위는 박 회장이 직접 연루됐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과징금 처분에 그쳤다. 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선 그간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가로막고 있던 공정위 조사가 일단락된 것이라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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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하게 이익을 귀속한 미래에셋그룹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3억90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그룹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계열사들에 그룹이 소유한 골프장(블루마운틴CC)과 호텔(포시즌스 서울)을 사실상 강제적으로 이용하게 해 총수 일가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아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다.



이 골프장과 호텔을 운영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48.6%, 박 회장의 배우자·자녀 등 친족이 43.2% 지분을 보유한 친족회사라는 점, 해당 기간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의 전체 매출액 1819억원 가운데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액이 430억원(23.7%)에 달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는 인정됐지만,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이 적극적으로 관여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점에서 공정위는 검찰 고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계열사들과 골프장·호텔의 거래가 기업의 행사·연수, 광고 등 증권업계 업무에서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분야였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미래에셋컨설팅의 해당 기간 적자가 318억원에 달했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룹 계열사 간 거래가 있었지만 박 회장 일가가 이익을 챙긴 것은 없었다는 의미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근 3년간 중단됐던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과 이를 통한 발행어음사업 인가 과정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박 회장이 검찰에 고발됐다면 자본시장법 시행규칙에 따라 심사는 연기될 뻔했지만, 과징금 처분에 머무르면서 심사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통상 발행어음사업 인가 신청 후 2개월이면 결론이 나는데,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이미 3년 전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 좀 더 빠르게 결론이 날 수도 있다.

발행어음사업 인가가 나면 미래에셋대우는 어음의 발행뿐 아니라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보증 등을 할 수 있다. 리스크가 있는 모험자본에 자금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같은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시장 활성화 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아직까지 시행세칙이 불분명하긴 하지만, 궁극적인 최종 목표인 IMA 인가를 받는 데도 도전할 수 있다. IMA 사업자는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이어야 신청 가능하고, 발행어음사업이 주인 단기금융업무에 비해 업무도 더 광범위하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 8조원이 넘는 회사는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식입장을 통해 "향후 공정위 의결서를 받으면 이에 맞춰 추가로 시행할 사항이 있는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특히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본시장 성장과 경제 재도약의 핵심요소인 모험자본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박인혜 기자 / 문재용 기자 /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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