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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디지털화폐(DCEP: 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ㅡ국가가 신용 담보하는 디지털화폐를 발행.ㅡ저렴.신속 거래 .중국 수입력 무기로 달러기축에 도전

Bonjour Kwon 2020. 6. 4. 06:45

중국 디지털화폐(DCEP), 알리ㆍ위챗페이 위협할까

중국 인민은행이 추진 중이 디지털화폐(DCEP)가 조만간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전과 쑤저우 등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DCEP가 정식으로 발행되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기존 결제 방식에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왕제 중국과학대중화협회 회원은 중국 매체 펑파이신문 기고에서 “DCEP와 알리ㆍ위챗페이는 지위, 금융 활동 측면에서 서로 다르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전문.

<디지털 위안화 조만간 발행... 무조건 받아들여야>
by 왕제 중국과학대중화협회 (China Science Popularization Association) 회원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를 발행하는 발권은행이다. 인민은행의 행위는 중국인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6년간의 연구를 거쳐 인민은행은 조만간 전세계에서 첫 번째로 디지털위안화를 발행할 예정이다.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위안화는 영어로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라고 부른다. 이미 선전ㆍ쑤저우ㆍ슝안신구ㆍ청두에서 내부 테스트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고 전국에 발행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국가가 신용을 담보하는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나라가 될 전망이고 중국 정부는 이를 인류 문명사에 있어 중요한 사건으로 언급하고 있다.


 
오늘날 돈은 더 이상 지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현금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일상에서 매일 알리페이(Alipay)와 위챗페이(WeChat pay)로 결제가 이뤄지고 있으며, 현금을 마지막으로 사용한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못할 정도가 되었다.

 

#모바일 결제와 디지털화폐는 어떻게 다른가?
이 둘의 차이점은 비트코인을 알고 있다면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하지 않다. 우선 카카오페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지불한 돈은 디지털화폐가 아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화폐이긴 한데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아래에서는 디지털 화폐(특히 위안화)의 가장 중요한 특성을 설명할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 각종 네트워크에서 지불하는 페이를 '위챗페이'로 통칭하자.

 

중국에서는 위챗페이 결제가 늘면서 현금을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 굳이 중앙은행이 디지털 위안화를 만들어야하는 이유는 무얼까? 이는 위챗페이만으로는 현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이유가 대표적이다.

 

첫째, 위챗페이 결제는 반드시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결제를 완료하기 위해서도 지불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쌍방 가운데 최소 어느 일방은 온라인 상태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는 위챗페이의 본질과 관련 있다. 위챗페이에 있는 돈은 실제로 위챗페이 계정에 내가 입금해둔 돈이다. 매번 지불하는 방식은 온라인 이체와 동일하다. 이러한 이체 프로세스를 완료하려면 네트워크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주차장ㆍ지하상가 등 네트워크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네트워크가 불통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 사각지대에 있거나 통신망 장애가 발생한 경우도 난감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디지털 위안화로 해결할 수 있다.

 

둘째, 위챗페이는 익명이 아니다. 만약 지불할 경우 이체 기록이 남는다. 언제, 얼마를 썼고, 누구에게 지불했는지 명확히 기록된다. 거래를 하다보면 불법 거래에만 익명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합법적인 거래 시에도 익명성을 요구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성인용품이나 임신 테스트기를 구매할 때 위챗페이로 결재하면 기록이 남는다. 그리고 이걸 원치 않는 사람은 적지 않다. 이때는 현금의 이점이 발휘된다. 마스크, 가발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하고 현금을 지불하고 떠나버리면 그닥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이 문제 역시 디지털 위안화로 해결할 수 있다.

 

#오프라인 결제는?
디지털 위안화의 연구개발을 시작할 때 인민은행은 이중(dual) 오프라인 결제의 목표를 설정했다. 즉, 돈을 주고 받는 쌍방이 가까운 거리에서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면 쌍방 모두 오프라인 상태여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모두가 오프라인 상태여도 내 휴대폰에 있는 디지털 화폐를 상대방의 휴대폰에 이체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은 지폐를 사용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똑같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디지털 위안화의 본질을 보면 휴대폰에 담긴 일련의 숫자에 불과하다. 실제 결제 과정은 내 휴대폰에 있는 일련의 숫자를 다른 사람의 휴대폰에 복사해준 다음, 상대에게 지불한 내 휴대폰의 그 숫자를 삭제해버리는 방식이다. 

 

관건은 불법 정보 복제를 철저히 막는데 있다. 만약 어떤 기술자가 휴대폰의 프로그램을 수정해 이 일련의 숫자가 영구히 삭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그는 마르지 않는 은행을 갖게 되는 셈이다. 또 오프라인 상태에서는 누구의 휴대폰에 있던 돈이 최초의 돈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이중 지불' 방식으로 디지털 통화의 반복적인 사용도 가능하다. 두 번 이상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인민은행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같은 이중 지불 문제를 간단히 해결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드웨어는 어떻게 안전이 보장될까? 모든 휴대폰 제조업체는 휴대폰에 '유심칩'를 내장하고 있고 디지털 위안화를 거래하려면 중앙은행의 표준에 따라 유심칩의 신뢰성을 보장해야만 한다. 하드웨어기 때문에 해커가 해킹하려 해도 기술적인 장벽이 매우 높다. 또한 휴대폰 유심은 실명이고, 만약 유심의 보안성이 손상된 것으로 밝혀지면 관련 기관에서 그 원인을 추적하는 동시에, 신속하게 해당 장치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유심칩' 휴대폰이 있으면, 쌍방이 거래할 때 현재의 QR 스캔 지불 방식보다 훨씬 빠르고 간단하게 결제할 수 있다. 두 당사자가 휴대폰 잠금을 해제한 뒤 서로의 휴대폰을 가까이 대면 '띠' 소리와 함께 거래가 완료된다. 버스카드나 테그방식의 결재와 유사하다. 인터넷이 연결돼 있든 없든 상관없고, 노년층의 사용 문턱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규정에 따라 복제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일반 지폐가 어떻게 거래되는지 생각해보자.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1000원을 준다고 가정하면, 지폐는 물리적 실체가 있으므로 가지고 있던 1000원을 줘버리면 당신 손에서는 1000원이 사라진다. 그러나 우리는 디지털 정보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신 컴퓨터의 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복사해 전송하더라도 당신 컴퓨터에는 해당 파일이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다. 인민은행은 디지털 정보 전송을 지폐 사용의 경우와 동일하게 만들 방법을 만들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두 사람이 오프라인 거래를 완료하면, 거래 정보가 동시에 두 대의 휴대폰에 기록된다. 그 중 어느 한 휴대폰만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면 해당 거래 정보가 중앙은행 서버에 자동으로 업로드된다. 이때 중앙은행 서버는 지불인의 디지털 화폐를 파기한 다음, 수취인에게 동등한 액수의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 이런 식으로 실제 지폐 거래와 매우 흡사하게, 각각의 거래는 복제할 수 없는 유일한 디지털 화폐로 안전을 보장하게 된다.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기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디지털 화폐가 불법 복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의 보증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과연 100% 안전한 건가? 당연히 절대적인 100%는 없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슈퍼 해커가 먼저 유심칩을 크랙한 뒤, 일련의 디지털 화폐를 본인이 소유한 휴대폰에 10,000개 복제했다고 치자. 모든 휴대폰이 오프라인 상태라고 가정하고, 10,000대의 휴대폰이 다른 휴대폰과 동시에 거래를 했다면, 이는 슈퍼 해커가 하나의 디지털 화폐로 10,000번을 소비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것은 지폐를 직접 위조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디지털 화폐의 위조 위험이 지폐보다 크지 않는 한 충분하며 100%의 절대 보안은 불가능하고 불필요하다.

 

#익명성 문제
인민은행이 공개한 정보부터 보자. 디지털 위안화는 중앙은행이 일반인에게 발행하는데, 이 과정은 지폐를 발행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중앙은행이 우선 시중 은행에 발행한 뒤 일반인이 시중 은행에 가서 태환하는 방식이므로, 당신이 ATM기에서 당신 계좌의 돈을 지폐로 찾는 과정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당신이 가진 디지털 위안화는 다른 사람들의 휴대폰을 통해 유통될 것이며, 이체를 할 때마다 당신이 가지고 있던 원본 디지털 위안화는 삭제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새로운 디지털 위안화가 생성될 것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을 제외하고 다른 어떤 기관도 디지털 위안화의 소재를 추적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실질적으로 디지털 위안화가 태환되면 그 만큼의 디지털 화폐가 삭제되는 셈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각 돈이 누구의 손에 있는지 알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위안화의 익명성도 100% 완전한 익명은 아니지만 오직 중앙은행만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익명 지불에 대한 합리적인 수요와 불법 거래를 없애는 싸움 사이에서 균형이 이뤄진다.

 

디지털 위안화는 정부가 가치를 보장하는 '법적 인정'이라는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민은행의 공개 정보에 따르면 디지털 위안화와 지폐의 법적 지위는 완전히 동일하다. <중화인민공화국 위안화 관리 규정> 총칙 제3조에 따르면, '중화인민공화국 경내의 모든 공공 및 민간의 채무는 위안화로 지불되어야 하며, 어떤 단체나 개인도 이를 거부 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즉, 디지털 위안화가 공식 출시되는 날, 디지털 위안화를 받는 것은 모든 중국 인민의 법적 의무가 되고 어떤 상점도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반면, 현재도 중국의 상점들은 자신이 원한다면 위챗페이 결재는 거부할 수 있다. 또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등 모든 온라인 지불 플랫폼은 디지털 위안화가 출시되면 반드시 디지털 위안화의 유통을 지원해야만 한다. 이는 중국 국내법이 보장하는 내용이다.

 

금융 측면에서 디지털 위안화는 M0이고 위챗페이로 지불하는 돈은 M1 또는 M2에 해당된다. 각종 페이의 지위도 디지털 위안화와 다르고 금융활동에서의 의미도 큰 차이가 있다.

 

지폐와 정말 작별을 고할 시대가 그리 멀지 않았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이 변화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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