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 2020.07.28 00:04:02
"중국 주식시장에 불마켓(강세장)이 돌아왔다."(미국 CNN)
7월 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4%, 선전종합지수가 17% 오르며 투자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일각에서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빠른 반등을 근거로 강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2015년 폭락 사태를 거론하며 신중론을 펼친다. 주가 전망은 엇갈리지만, 중국 자본시장에 부는 근본적인 변화의 바람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상하이·선전·홍콩에 증권거래소가 있다. 이 중 본토에서 위안화로 거래되는 주식을 A주, 홍콩에서 홍콩달러로 거래되는 주식을 H주라 부른다. 중국 본토 주식 거래소는 역사가 30년에 불과하고, 자본 유·출입 통제로 인해 외국인 비중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반면 홍콩 거래소는 100년 넘는 역사와 세계적인 개방성을 자랑한다.
중국 금융 시스템은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금융자산 은행의 55%를 은행업이, 25%를 그림자금융이 차지해 기업 부채가 많고 직접 조달 비중이 낮다. 정부 기관은 경제 상황에 따라 상장 심사를 기약 없이 연기하기도 해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서 불확실성도 컸다. 이에 중국 정부는 금융시장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우선 자본조달 모델을 다원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하이에 기술·혁신 기업에 초점을 맞춘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이 출범했다.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 재무 요건과 가격 변동폭 제한 등을 완화했다. 중국 반도체 업체인 SMIC와 캠브리콘 주가는 상장과 동시에 여러 배 급등하기도 했다. 커촹반의 실험을 바탕으로 2009년 출범한 선전의 촹예반(創業板·창업판)에도 유사한 변화를 시행 중이다.
외국 자본에 대한 개방도 지속되고 있다. 당초 A주에 대한 투자를 중국 국적 소유자로 제한했으나 2002년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제도를 통해 일정 한도 안에서 외국 자본에 허용했는데, 올해는 그 한도를 공식적으로 철폐했다.
또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 거래),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교차 거래)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 투자자들이 A주와 H주를 교차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증권계는 한동안 침체기였다. 증권산업 매출 규모는 2013~2015년 연평균 90% 성장했으나 지난 4년간 연간 11% 감소했다. 증권업계의 통합, 자본 확충, 디지털화 등 혁신이 수반된다면 향후 개혁의 성과와 함께 성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