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
21 10월, 14:02news.mk.co.kr
"요즘 한국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 투자가 유행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자금을 투입하기 때문에 사기 가능성 등 지배구조 측면에 위험 요소가 많습니다. 이 보다는 대상을 미리 정해놓은 곳에 투자하는게 안전합니다."
매일경제가 주최하는 `제14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존 하우 패트리엇그룹 대표(55)는 블라인드 펀드 투자의 단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매일경제 레이더M과 단독 인터뷰를 한 하우 대표는 특히 "블라인드 투자는 운용자의 과거 성과와 명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투명성이 떨어진다"며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1980년대부터 미국 월가에서 일한 하우 대표는 지난 1996년 올드힐파트너스를 설립하며 헤지펀드 운용에 전념하기 시작했고, 2002년 패트리엇그룹을 세워 채권·실물 분야에 특화한 헤지펀드 매니저로 명성을 쌓아왔다. 한국에도 자주 방문하며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교직원공제회가 국내 최초로 700억원 투자를 결정한 `항공기금융펀드`도 하우 대표의 작품이다. 이 펀드는 항공기 담보대출 등으로 향후 10여년간 연 6~7%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하우 대표는 한국에 퍼져있는 헤지펀드에 대한 오해(misconception)도 꼬집었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은 헤지펀드가 주식·채권을 대상으로 `롱-숏 전략`만 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큰 오해"라며 "부동산, 항공기 같은 성질이 다른 자산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이는게 본래 목적에 맞다. 한국 기관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려면 이런 헤지펀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롱-숏 전략이란 부(負)의 상관관계를 가진 자산 중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것을 매수하고 하락 예상 자산을 매도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아베노믹스`에 따른 수출 확대 정책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일본 토요타를 매수하고 이로 인해 타격이 예상되는 현대자동차 주식을 공매도하는 전략이다. 지난 2011년 출범한 한국형 헤지펀드는 이 같은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
하우 대표는 "롱-숏은 헤지펀드의 수많은 전략 중 한 가지에 불과한 것"이라며 "글로벌 헤지펀드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실물을 포함해 모든 자산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기법을 개발함으로써 낮은 변동성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항공기 외에 에너지·사회기반시설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헤지펀드가 각광받고 있다"며 "한국형 헤지펀드도 스스로 발을 묶지 말고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향후 수 년간 선진국과 신흥국 간 성장률 격차가 줄어드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미국·유럽 선진국 경제가 위축기를 거치는 동안 아시아·남미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등 선진국들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내고 있어 양측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신흥국에 몰렸던 글로벌 자금이 다시 선진국으로 이동하면서 선진국 성장률 상승세, 신흥국 성장률 하락세 현상을 부채질 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충격은 생각보다 덜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우 대표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는 이미 글로벌 경제에 반영됐기 때문에 실제 실행되더라도 충격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경제로부터 상당 수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됐기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여파가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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