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중국 공산당이 사회안정과 통제를최우선임음을 시장이 과소평가.관영언론들 철퇴 수준 규제 촉구.알리바바시작으로 빅테크로 규제 번져.중국 경제 '지각변동 중' 분석도 나오는 중.사교육.게..

Bonjour Kwon 2021. 8. 8. 10:27

마윈처럼 찍힐 짓 안해도 때렸다…883조 날아간 中기업들
중앙일보 2021.08.08 05:00
“(중국 언론이) 숏폼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를 내자 시장 가치가 수십억 달러 떨어졌다.”(파이낸셜타임스)

관영언론들 나서 철퇴 수준 규제 촉구
알리바바 시작으로 빅테크로 규제 번져
중국 경제 '지각변동 중' 분석도 나오는 중

시장 가치가 수십조에 달하는 중국 기업들이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연일 각종 산업에 ‘철퇴 수준’의 규제를 경고하고 중국 관영 언론과 공산당 기관지에서 이를 부추기는 보도가 이어지면서다. 도미노처럼 연결된 세계 경제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시진핑 주석은 1일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누구라도 중국을 건드릴 망상을 한다면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아 올린 강철 장성 앞에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CCTV 캡쳐]

언급만 나와도 조 단위 증발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당보인 경제일보(經濟日報)는 전날 “저속한 콘텐츠를 확산하는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사업 모델에 문제가 있다”며 “온라인 산업에 대한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이후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인 콰이서우의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5일 15.3% 폭락한 데 이어, 6일 오전에도 최대 11.8%까지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논평도 이와 맞물려 나왔다.


앞서 지난 3일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에서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가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며 게임 산업을 비판하는 기사가 나오자 텐센트 등 중국 게임 주식이 대규모 폭락 사태를 겪었다.

중국 기술주 규제강화와 주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재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분야도 금융‧교육‧문화 등으로 다양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중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지난 2~7월 사이 7650억 달러(약 883조원)의 손해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지난달 24일 ‘의무교육 단계 학생 숙제·외부 학습 부담 감소에 관한 의견’을 통해 사교육 업체에 대한 신규 허가를 막고, 기존 상장사도 외국 투자를 받지 못하게 한 조처가 대표적이다.

역린 아닌 지각변동, 마윈은 시작이었나

당초 중국 정부의 이런 규제 드라이브의 시동을 건 사건은 이른바 ‘마윈(馬雲)의 실종’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핀테크 포럼 ‘번드서밋’에서 “중국 은행이 전당포 영업을 한다”고 비판했다가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났고, 이후 마윈은 석 달간 공식 석상에 드러나지 않으며 실종설의 주인공이 됐다.

마윈과 공동으로 알리바바를 창업했던 차이충신 알리바바 수석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마윈은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조용히 지내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은 상장이 연기되고, 역대 최고인 3조원대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다.

중국 당국의 '괘씸죄'에 걸려 실종설이 일었던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 사진은 2016년 홍콩에서 열린 핀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한 마윈의 모습. [블룸버그=연합뉴스]

이후 공유 차량 플랫폼인 디디추싱이 중국 당국의 만류에도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벌금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일각에선 미국 주식시장에서 상장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때까지는 일부 기업이 정부 당국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 중에는 정부 당국의 규제에 군말 없이 따랐던 기업들도 포함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정책 U-턴은 하나의 지각변동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텐센트의 게임 부스.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경제참고보는 게임을 '정신적 아편', '전자 헤로인'이라고 칭하며 텐센트의 주가는 폭락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제 성장에 집중하던 중국이 사회적 평등과 국가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쪽으로 우선 순위를 재설정했다.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던) 기술 기업들이 성장률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초점은 다시 제조와 소비로 옮겨갈 것이다.”(ANZ은행 리처드 예첸가 수석 이코노미스트)

SCMP는 이 같은 분석을 전하면서 중국이 고속성장의 시대가 저물며 지나치게 덩치가 커진 빅테크 기업을 지원하는 것보단, 그사이 타격을 받은 실물 경제 살리기에 치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집권 연장 앞둬…핵심은 샤오캉 만들기
더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내년 3연임을 결정하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2020년 10월 선전에서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하는 시진핑 주석. [신화=연합뉴스]
2020년 10월 선전에서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하는 시진핑 주석. [신화=연합뉴스]

일반 인민들이 잘 사는 사회를 뜻하는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는 시 주석의 핵심 가치다. 그는 지난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도 “우리는 첫 번째 100년 목표를 달성했고 중화 대지에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최근 중국 정부가 손 데고 있는 사교육 시장에 대해선 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교육 불공평 문제, 명문학군 아파트 투기가 인민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토미 셰 OCBC 은행 중화권 연구·전략 책임자는 “최근 중국의 규제 움직임은 중국 경제가 본질적으로 사회주의라는 점을 알려준다”며 “(시 주석이 강조하는) 공동번영의 의미는 중국 사회가 경제 효율성 추구에서 공정성 추구 단계로 이동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FT는 “중국 공산당이 사회안정과 통제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시장이 과소평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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