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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무한경쟁…브랜드 각인보다 공감대 자극하라.데이터·VR 등 첨단기술 활용차별화된 경험 제공에만 몰두보다.소비자 사로잡는 건 '공감대'불편함 느끼는 지점 파악해해결 방법 제시하..

Bonjour Kwon 2021. 8. 26. 07:51
플랫폼 무한경쟁…브랜드 각인보다 공감대 자극하라
입력 2021/08/12

무수한 플랫폼 서비스 기업들
데이터·VR 등 첨단기술 활용
차별화된 경험 제공에만 몰두

소비자 사로잡는 건 '공감대'
불편함 느끼는 지점 파악해
해결 방법 제시하는게 전략
언제부턴가 우리의 일상 속에 다양한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다. 각종 온라인 쇼핑을 위한 플랫폼은 물론 음식 배달, 숙박, 이동을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 독서 같은 취미 생활, 교육 그리고 최근엔 오프라인에서 주로 행해지던 부동산 거래까지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진다.

아마 대부분 소비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수많은 서비스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을 멀티호밍(multi-homing)이라고 한다. 특히 앱은 쉽게 설치하고 지울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거나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서비스를 발견한다면 쉽게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



그렇기에 플랫폼 브랜드들은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와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하고, 타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 우위 요소를 어필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것처럼 요즘 소비자들은 과거처럼 특정 브랜드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지 않는다.

브랜드들은 저마다 자신의 캐릭터와 컬러를 분명히 하려고 하지만, 솔직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업들이 강조하는 차별적인 서비스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그 차이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압도적으로 차별적인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 한, 소비자들에게는 그냥 비슷한 온라인 쇼핑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일 수 있다.

게다가 특정 서비스에 매력을 느껴도 단 하나의 플랫폼만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플랫폼 사이를 넘나들며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시간, 다양한 선택권, 차별적인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적극적으로 비교하고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히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모바일 환경에서 성장해 온 이 시대의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술적으로 자신의 플랫폼이 얼마나 다른지를 어필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지, 그리고 자신들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얼마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첨단기술이 일상 속으로 들어온 초기 단계에는 이러한 서비스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이러한 경험들을 신기하거나 새롭게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오프라인에서와 유사한 체험을 하는 것은 이제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면 기술에 초점을 맞춰서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보다는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이 훨씬 더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게 만드는 니즈를 자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캠페인을 시작한 집토스 직영부동산은 '프롭테크'(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용어)가 발전하면서 점차 치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공인중개사 시장에서 실매물만 취급한다는 차별적인 가치를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개그우먼 장도연이 산신령으로 등장하는 이 캠페인은 실매'물'이라는 특별한 '물'이 있는 부동'산'에 대한 스토리를 전개한다. 경쟁 브랜드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거래 과정에서 허위 매물로 고생해본 소비자라면 다른 어떤 경쟁 우위 요소보다 실매물만 있는 서비스라는 것에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독서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는 최근 집행하고 있는 광고에서 책을 끝까지 읽어야 독서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다양한 이유로 선택한 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담 없이 그만 읽어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그 안에서는 무수히 많은 책을 마음껏 읽다가 그만둘 수 있는 구독서비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메시지다. 읽을 수 있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또는 그 안에 어떤 차별적 서비스가 있는지를 강조하기보다는 사람들이 흔히 독서와 관련해 느끼는 불편한 감정을 다뤘다.

이처럼 고객이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을 캐치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임을 다양한 기법을 통해 위트 있게 어필하면서 동시에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은 수많은 플랫폼 서비스들 사이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많은 브랜드가 혁신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첨단 기술에 기반한 경험과 고객 데이터 활용 등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국 이 시대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은 공감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제는 과거처럼 소비자들이 온라인상에 남긴 정보를 이용해 개인화된 솔루션을 제안하기도 쉽지 않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검색하고 온라인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추적해 그들이 관심을 끌 만한 콘텐츠를 전달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소비자들이 특정 카테고리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어떤 점을 우려하고 있고 어떤 점을 불편해하는지 등을 다차원적인 데이터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브랜드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스토리텔링하는 것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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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이노션 월드와이드 인사이트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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