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집중관심

HMM·SM상선, 최대실적 이면‘한진해운 사태’ 후유.미주서안노선 점유율 하락.HMM상반기 매출 5조3347억,영업이익 2조4082억. SM상선 해운상반기매출 6821억에 영업이익 3061억

Bonjour Kwon 2021. 8. 27. 06:33
2021.08.27

HMM(011200)과 SM상선이 해상운임 강세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냈지만, 주요 수출 항로인 미주 서안 노선의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 사태’가 5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당시 점유율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5조3347억원(연결기준), 영업이익 2조4082억원을 기록했다. SM상선은 해운부문에서 상반기 매출 6821억원에 영업이익 3061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했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뛰면서 두 회사 모두 반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4일 완공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LB)항의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 /신화·연합뉴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3분기 들어 평균 4129.5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평균(3259.2)보다 26.7%, 1분기 평균(2780.1)보다 48.5% 높다. 하반기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해상 운임은 당분간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HMM이 3분기에 영업이익 1조7912억원을 기록해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주요 수출 노선인 ‘아시아 → 미주서안’ 노선 점유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HMM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아시아 → 미주서안 노선 점유율은 6.1%였다. 이 노선의 점유율은 2019년 7.3%, 작년 6.8% 등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현 HMM)이 함께 있던 2016년 점유율(11.9%)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선박과 인력 등을 인수해 설립한 SM상선의 점유율을 합치더라도 한진해운 파산 전 수준에 못 미친다. 미국 물류 집계 사이트 JOC가 글로벌 금융·산업 정보업체 IHS마킷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SM상선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아시아 → 미주서안 노선 점유율은 1.2%에 불과했다.

HMM 관계자는 “HMM의 미주서안 노선 운송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다만 소형 선사들까지 선복을 투입하면서 전체 점유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만큼 해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단기간에 점유율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얼라이언스(해운동맹)에 속하지 않은 선사들이 소위 ‘돈이 되는 노선’에 물량 확보 등을 위해 공격적으로 선박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얼라이언스 소속이 아닌 선사의 미주 서안 노선 점유율은 지난 23일 기준 31.5%로 전년 동기의 3배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HMM의 육상노조(사무직노조)와 해상노조(선원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타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HMM 노사가 임금 인상안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육상노조는 오는 30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해상노조는 39척, 해상직원 317명에게 단체 사직서와 교대신청서를 받았다. 육상노조와 해상노조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노사 교섭이 실패하면 파업과 집단 사표 제출에 나설 계획이다.

해운업계에선 KDB산업은행 등 HMM의 채권단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의 실적이 개선된 만큼 수년간 임금이 동결됐던 직원들이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HMM 파업이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산업은행이 ‘임금협상은 노사간 문제’라는 식으로 발을 빼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