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펀드.벤처기업.신기술금융

LG,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설립 막바지… 미래 먹거리 찾기 분주.투자심사역 등 전문 인력 영입 중ㅡ금산분리불구.올해말 대기업 지주사의 CVC 설립 시행.그룹이 영위사업과 시너지 분야에 집..

Bonjour Kwon 2021. 9. 6. 08:10

조선비즈PICK 안내
LG, 벤처캐피탈 설립 막바지… 미래 먹거리 찾기 분주한 구광모
입력2021.09.06.
LG(003550)그룹이 오는 연말 관련 규제 완화에 맞춰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미국에 벤처캐피탈(VC)를 설립하고 3년간 33개(외부 공개된 투자 기준)의 기업에 투자할 정도로 스타트업 발굴에 관심이 높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외 벤처기업에 투자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것이 LG그룹의 계획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홍범식 경영전략팀장(사장)을 필두로 CVC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해부터 국내 벤처투자업계 인사들과 폭 넓은 만남을 가지면서 CVC 운영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최근에는 투자심사역 등 전문 인력 영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CVC는 대기업이 출자하는 벤처캐피탈이다. 오는 12월30일 대기업 지주사의 CVC 설립을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된다. 그동안 대기업 지주사는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사에 해당하는 벤처캐피탈을 소유할 수 없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본력과 사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은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장기투자하고, 필요시 투자한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할 수 있다. 벤처기업도 대기업의 투자를 받을 수 있고 대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CVC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원본보기
구광모 LG그룹 회장.

업계에서는 LG가 개정안 시행 시점에 맞춰 CVC 설립 준비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투자심사역 영입을 진행한다는 것은 유망 투자 분야 물색도 마쳐 CVC 설립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는 의미”라며 “LG가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가장 먼저 CVC를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8년 미국 실리콘벨리에 설립된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그동안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바이오, 양자컴퓨팅 등의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현재까지 외부에 공개된 투자는 33건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화학(051910), LG유플러스(032640),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4억2500만달러(약 5100억원)를 종잣돈으로 해 운영된다. 설립 초기에는 주로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최근 영역을 넓혀 캐나다, 이스라엘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2019년 구광모 회장이 취임 첫 출장지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선택했을 만큼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개방형 혁신을 위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스타트업을 발굴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가 벤처기업 성장을 통한 차익 실현을 노리기보다는 그룹이 영위하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에 집중돼 있다”며 “국내 CVC도 이런 투자 성향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기영 기자 rcky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