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디지탈유동화증권(DABS)

신탁사와 ‘프롭테크’가 만났다 (feat. DABS)

Bonjour Kwon 2021. 12. 18. 18:05
2021-12-17 22:43
국내 신탁 시장은 1000조원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중 부동산신탁 비중은 33%(335조원)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도 밝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부동산신탁은 아직 일반인에게 낯선 편입니다. 이에 김관주 기자가 앞으로 ‘그것이 알고 신탁’을 통해 부동산신탁에 대해 A부터 Z까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 없었던 부동산신탁업계에 대한 여러분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격주 금요일마다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국내 신탁사들이 프롭테크 스타트업과 손잡고 부동산 투자의 새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입니다. 모바일 채널과 빅데이터 분석, VR(가상현실) 등 하이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서비스를 말합니다.

현재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은 프롭테크 기업인 카사(Kasa)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사는 어떤 곳일까요? 카사는 소액으로 상업용 빌딩에 투자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DABS·Digital Asset Backed Securities) 거래 플랫폼입니다. 빌딩을 수익증권으로 지분화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에게 쪼개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수익증권은 고객이 맡긴 재산을 투자·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표시하는 증서입니다. 2012년에 개정된 신탁법에 따라 부동산신탁사들은 수익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투자자들은 카사 플랫폼을 통해 건물에 투자하면서 지분에 따라 임대 수익금과 건물 매각 시의 수익을 배당받을 수 있죠. DABS는 카사 플랫폼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고 가격도 오르거나 내립니다. 이 모든 게 실시간으로 이뤄지죠.

상품 자체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5000원 정도의 소액으로 부동산 간접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형 빌딩, 물류센터, 호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조 단위에 달하는 리츠의 편입 자산과 달리 카사에 상장된 종목들은 100억원대 규모 중소형 빌딩 한 개를 기초로 합니다. 이로 인해 카사는 더 빠른 기간 안에 자산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익률 차이도 큽니다. 연간 배당 수익률 6~7%인 리츠에 비해 카사의 DABS는 3% 수준입니다.

중소형 빌딩에 투자해 자산 매각 차익을 지향하는 카사와 우량 자산들로 구성돼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리츠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11월 카사의 1호 상품인 서울 ‘역삼 런던빌’에 이어 지난 7월 2호 상품인 서울 ‘서초 지웰타워’에서도 DABS를 발행했습니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 9월 카사 3호 상품인 서울 ‘역삼 한국기술센터’를 상장해 판매 중입니다. 신탁사들은 등기부 상 소유자로서 건물관리 운영과 임대수익 집행 등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카사 관계자는 “4호 건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추후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지금 제휴한 신탁사들과 함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신탁사들도 프롭테크와 함께 DABS 시장에 진출합니다. 신영부동산신탁, 교보자산신탁, 무궁화신탁, 하나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KB부동산신탁은 루센트블록과 DABS 서비스를 개시합니다. 우리자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코리아신탁도 펀드블록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루센트블록과 펀드블록 모두 내년에 해당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