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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HMG, 미국 뉴저지 주상복합 개발 사업 투자
칸서스자산운용 통해 트럼프 사돈가와 파트너십, 해외 첫 진출 사례…부동산투자본부 전담
김한모 회장이 이끄는 디벨로퍼 HMG그룹이 계열사 '칸서스자산운용'을 통해 미국 뉴저지주에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 개발 사업에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미국 쿠슈너 컴퍼니(Kushner Companies LLC) 개발 사업에 공동 시행주체로 참여하게 됐다. HMG그룹의 첫 해외 부동산 투자이자 미국 주택 개발 사업에 최초로 진출한 사례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최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Jersey City) 내 지하 1층~지상 64층, 2개동, 1723세대 규모 '초고층 멀티패밀리' 개발 사업에 현지 파트너와 함께 공동 지분 투자를 마무리했다. 멀티패밀리는 고급 다세대 임대 주택을 뜻한다. 프로젝트명은 '원저널스퀘어(One journal square)'다.
총사업비 1조4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건물 연면적은 약 20만㎡(약 6만평)에 달한다. 건물 준공 후 예상 감정평가액은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체 2개 타워 중 1단계 사업인 타워1과 저층부 포디움은 공정률 90%를 넘겼다. 내년 1분기 내 준공돼 임대차 개시가 가능하다. 2단계인 타워2는 2026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HMG그룹은 미국 부동산 기업 쿠슈너 컴퍼니와 손을 잡았다. 1985년 설립돼 현재 한화 22조원에 달하는 운용자산을 보유한 대형 부동산 기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이자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일가가 운영하는 가족기업이다. 제러드의 부친 찰스 쿠슈너가 회장으로 있다. 쿠슈너 컴퍼니는 현재 미국 내 13개 주에 걸쳐 2만6500세대가 넘는 멀티패밀리를 개발 및 운영 중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의 이번 에퀴티 투자는 현지 유명 디벨로퍼와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개발사업에 공동 시행자 자격으로 참여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기존 국내 운용사의 해외 투자는 준공 후 실물 자산 인수 형태 거래에 있어 대부분 담보부 선순위·메자닌 대출 등 수동적 투자 방식 위주로 이뤄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칸서스자산운용은 대출이나 완성자산 투자가 아니라 진행 중인 개발 사업에 직접 참여했다.
내년 3월까지 보통주 49%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총 1억2000만 달러(약 1600억원) 규모다. 이번에는 그룹 내 자체자금을 활용해 1차 펀딩을 완료했다. 내년 1분기 내에는 현지 자문사인 'VI Group'과 공동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펀드 조성을 통한 2차 펀딩 클로징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자산은 미국 뉴욕 맨해튼 서측 뉴저지 저지시티 내 저널스퀘어 역세권에 위치해 지역의 랜드마크 자산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저널스퀘어는 거주 수요가 높고 최근 활발한 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이다. 2017년부터 대규모 멀티패밀리 공급이 이뤄졌지만 해당 지역의 평균 자산 임대율이 95%에 달하고 지난 3년간 임대료가 약 17% 상승하는 등 투자 수요가 높다.
지하철로 12분 만에 맨해튼 다운타운에 진입할 수 있는 입지다. 맨해튼의 절반 수준의 임대료로 대규모 최신식 부대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다. 실내외 수영장, 볼링장, 농구장, 스파, 사우나, 야외 라운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물 1층 상업시설 전체는 현지 대형 할인마트 'Target'이 장기 마스터리스(책임임차)한다. 그로서리 마켓과 스타벅스 등 주거 편의시설도 조성된다.
칸서스자산운용은 단순 투자자가 아닌 사업 주체로서 내년부터 뉴저지 지역 교포, 유학생, 주재원 등 한인 주거 수요를 중심으로 임차 모집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올해 4월 업계 대형 증권사 임직원들로 구성된 '부동산투자본부'를 출범했다. 이는 HMG그룹과 시너지를 고려한 김연수 대표이사의 부동산 부문 사업 확대 전략에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출신의 문경록 본부장을 필두로,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출신의 박준형 이사 등이 본부에 몸담고 있다.
이를 통해 칸서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본부는 HMG그룹의 첫 해외 부동산 개발 사업 투자를 전담하게 됐다. HMG그룹도 국내 민간 임대 주택 투자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멀티패밀리 자산에 진출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국내외 임대 주택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경록 칸서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본부장은 "칸서스자산운용은 연내 미국 마이애미 엣지워터 지역 2차 멀티패밀리 자산 인수에도 보통주 투자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향후 쿠슈너 컴퍼니와는 지속적인 파트너쉽을 갖고 국내외 투자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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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서스 인수한 부동산개발社 HMG 김한모 회장 "해외 부동산 투자 적극 나설 것"
입력2019.09.
부동산 개발·금융 '시너지'
"국내 부동산 당분간 어려워
캐피털 등 추가 M&A 고려"
김한모 HMG 회장
김한모 HMG 회장
“‘부동산 투자 명가’로 꼽히는 칸서스자산운용 인수를 기점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김한모 HMG 회장(50·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부동산에서 두각을 보였던 칸서스운용과 부동산 개발사업에 특화된 HMG의 결합은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칸서스운용의 최대 주주를 HMG 계열사인 HMG디앤씨로 변경하는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금융위는 지난 7월 칸서스운용이 제출한 7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등을 포함한 경영개선 계획도 의결했다.
칸서스운용 유상증자에는 전략적 투자자(SI)로 HMG, 재무적 투자자(FI)로는 NH투자증권이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유상증자에 50억원을 투입한 HMG가 지분율 40%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20억원을 넣은 NH증권은 2대 주주(지분율 16%)가 됐다.
금융투자업계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HMG가 ‘토종 1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칸서스운용의 새 주인이 된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HMG는 ‘2세대 부동산 디벨로퍼’로 꼽히는 김 회장이 2015년 설립한 업체다.
부동산 시행사 등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은 김 회장은 2012년 분양대행사 프런티어마루를 창업해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을 휩쓰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HMG를 설립해 개발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HMG그룹의 전체 매출은 5876억원, 순이익은 827억원에 달했다.
HMG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금융업 진출을 모색했다. 종합 부동산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디벨로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산운용이나 신탁사 등 금융회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금융 쪽으로 외연 확대를 고민하던 중 칸서스운용이 인수자를 찾는다는 얘기를 듣고 귀가 솔깃했다”며 “칸서스운용은 예전부터 부동산 금융으로 유명했고 종합 자산운용업 라이선스도 갖고 있어 HMG와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칸서스운용 새 주인이 된 HMG는 회사 정상화와 내부 조직 안정에 주력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칸서스운용이 오랜 기간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며 상당수 인재가 빠져나간 것으로 안다”며 “유능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우수 인력을 얼마나 영입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채권 운용에서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칸서스운용은 앞으로 해외사업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인수합병(M&A) 여지도 남겨놨다. 김 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것은 아니지만 캐피털사 등 금융회사 추가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칸서스운용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외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이달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한다. 그는 “예전부터 50세가 되면 1년 정도 해외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한창 성공가도를 달리던 2002년 돌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것이 연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미래에셋은 ‘글로벌 경영’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오형주/김진수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