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2월, 14:49www.hankyung.com
2005년 7월 출범한 한국투자공사(KIC)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 최근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KIC는 노무현 정부가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을 위한 7대 과제의 하나로 만든 국부펀드다. KIC의 자금을 위탁운용하는 외국 금융회사를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글로벌 금융회사 지역본부를 유치하며, 운용수익률을 극대화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걸었다. 한국은행은 물론 야당, 학계 등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였다. 하지만 8년이 지나도록 출범 때의 호언장담은 하나도 지켜진 게 없다. 사실 국부펀드라는 것 자체가 후진 독재국가에나 존재하는 기구다. 중동국가나 중국 싱가포르 등이 대표적이다.
KIC의 운용자산은 초기 200억달러에서 현재 정부 외국환평형기금 위탁분 350억달러, 한은 외환보유액 위탁분 200억달러 등 550억달러에 이른다. 덩치는 커졌지만 운용수익률은 국민연금이나 한은에도 못 미친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부실해진 메릴린치에 섣불리 20억달러를 투자했다가 물려 아직도 1조원 넘는 손실 상태다. 국부를 늘린 게 아니라 까먹고 있다. 또 역대 경제부총리들이 공언했던 글로벌 금융회사 유치는 단 한 건도 없고 오히려 한국을 떠나는 곳만 속출한다. KIC에 관한 한 정부는 식언과 허언으로 일관한 꼴이다. 최근 새로 CEO에 오른 안홍철 사장의 고민( ▶본지 12월9일자 A12면 인터뷰 )도 이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KIC의 운용자산이 다름 아닌 빚으로 충당한 것이라는 점이다. 외평기금은 전액 외평채를 발행해 조달한 것이어서 이자를 물어야 하니 빚 내서 주식투자하는 셈이다. 한은이 맡긴 외환보유액도 그냥 남아도는 자금이 아니다. 돈을 찍어 확충한 발권력의 대가다. 빚을 내 주식투자를 늘렸고 지금은 눈덩이 손실까지 보지만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그러니 KIC로 이득을 본 것은 오직 모피아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보다 더한 정부실패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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