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한국 해운업의 위상이 위태롭다. 조선 강국인데다 중국, 일본 등 물동량이 많은 국가가 인접해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세계 해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줄어들고만 있다
세계 시장에 미치는 `입김`도 예전만 못하다. 세계 1위 머스크가 주도하는 치킨 게임때문에 적자가 쌓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한진해운, 현대상선의 전략을 경쟁국 해운사들이 쫓았지만, 이제는 반대의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9일 프랑스 해운 분석기관 AXS-알파라이너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1월초 기준 한국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복량은 90만9175TEU로 전년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컨테이너선사 선복량이 7.3% 늘어난 와중에 역성장한 것이다.
특히 한진해운(117930)(7,360원 960 +15.00%)은 세계 10위권이 위태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만 해도 5위였던 한진해운은 2004년 6위로, 2006년 9위로 떨어졌다. 최근 몇년간 8~10위를 오르내렸다.
한진해운뿐만이 아니다. 2010년만 해도 세계 30위 안에 들던 고려해운, STX팬오션(028670)(762원 0 0.00%)은 작년 30위권에서 밀려났다. 현대상선(011200)(11,400원 400 +3.64%)은 18위선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만 해도 한진해운, 현대상선의 목표는 세계 5위였다"면서 "어느새 10위도 위태로운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운사 관계자는 "몇년전까지는 국내 해운사들이 세계 해운업의 어젠다 설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이리 저리 치이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머스크가 대우조선해양에 1만8000TEU급 20척을 발주했는데, 그 당시 한국 해운사들은 1만TEU급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완연히 뒤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해운사 순위가 추락하는데 대해 모기업의 경영 불안, 금융권의 강도높은 재무구조 개선 제약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그룹, 한진그룹 모두 2000년대 들어 실적 부진의 후폭풍에 휘말렸다. 이 과정에서 금융권의 부채 관리가 혹독했고, 두 그룹 모두 제때 공격적 투자에 나설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선주협회의 한 관계자는 "해운업에 대한 금융권의 이해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글로벌 위기때 헐값에 자산을 매각하면서 도리어 더 큰 위기가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도 영향을 미쳤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현대차와 같은 대량화주가 직접 물류에 뛰어들면서 안정적인 국내 물량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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