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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매각, 본전도 못 건질까 ′우려′ - 장부가 7600억원인데 시가는 3430억원 그쳐

Bonjour Kwon 2014. 1. 22. 07:45

2014-01-21 11:14

[뉴스핌=한기진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장부가보다 못한 가격에 팔아야할 지 모를 우려가 금융감독당국에서 제기되고 있다. 강성 노조의 반발과 유력한 인수 후보인 현대가(家)가 나서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무구조 의지가 있다면 현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알짜 자산을 팔아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SPC(특수목적회사)에 담아 매각하기로 논의하고 있다. 매각주관사를 별도로 선정하지 않고 산은이 주도하는 SPC가 만들어지면 매각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21일 “노조의 반발로 회사가 시끄러운데 누가 인수하려 할 것이며, 범 현대가에 풀리지 않는 숙제가 남아 있는데 현대차그룹 쪽에서 인수가 유력하다는 식의 얘기는 실현되기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대증권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하는데 만일 매각이 된다면 (대주주)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오히려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지적대로 현대증권을 팔면 오히려 현대그룹의 재무구조가 악화한다. 현재 현대증권의 시가가 장부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에 대한 지분은 현대상선 25.90%(보통주)을 비롯해 현대그룹 전체로 35.74%를 보유하고 있고 장부가로는 761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증권의 20일 현재 시가총액은 9800여억원으로 이를 보유지분만큼 계산하면 3430억원에 불과하다. 장부가(7612억원)의 45%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시가보다 20~30% 더 받는다고 해도 장부가보다 2000억~3000억원 부족하다. 매각하면 투자손실이 실현된 것으로 현대상선은 물론 현대그룹의 재무제표는 악화한다. 가뜩이나 유동성 불안감이 시장에 퍼져있는 상황에서 재무제표가 악화했다는 소식은 추가 악재이다.

 

또 증권업계에서 가장 강성으로 꼽히는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지 않고서는 인수자가 선뜻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가 윤경은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노조간부 폭행, 명예훼손 등 10여 건을 검찰에 고소했고 사측은 지난해 10월 노조위원장을 면직하고 노조부위원장 2명에게 1개월 정직 징계를 내리는 등 양측의 갈등은 폭발했다. 그래서 인수 희망자는 노조 리스크부터 따져야 한다. 게다가 현대증권과 비견될 사업 규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더 싸고 노조가 매각을 환영하는 동양증권도 매물로 나왔다.

 

게다가 현대그룹이 돈 될만한 알짜 자산은 팔지 않는 것도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본다.

 

앞서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현대상선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에서 거래되는 물량도 많고 해외에 수익이 나는 자산이 있는데 이건 유동성 마련계획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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