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06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영국 런던에 소재한 최대 5400억 원 규모의 JP모간 빌딩 인수에 나섰고, 대우증권 홍콩법인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인 데다 국내 투자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현지에 있는 웰스파고(Wells Fargo)에서 대출로 충당할 계획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기사가 보도된 직후 이번 인수 작업에 참여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우증권, 웰스파고 등 세 곳에서 연락이 왔다. 하나 같이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중에는 기사가 아예 잘못됐다고 반박하고 나선 관계자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건넨 투자 제안서에는 대우증권이 공동 투자자로서 300억 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점과 웰스파고에서 빌딩 인수 금액의 절반 이상을 대출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만일 그들 말대로라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제안서를 만들기 전 실무자들끼리는 일정 부분 합의 과정을 거친다"며 "투자 제안서에 써 있을 정도면 이미 80% 이상 확정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기관 마케팅을 할 정도면 문서화된 계약서만 없을 뿐 이미 상호 간 구두 합의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특히 대우증권 홍콩법인의 공동 투자자 참여 사실은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언론 보도 이후 관계자들이 일절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었던 데는 투자확약서(LOC)가 아닌,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구두 합의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아직 입찰 단계이다 보니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메커니즘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비해 자금력이 약한 탓에 입찰 단계에서 어느 정도 자금 모집을 끝내놓아야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구두로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만든 투자 제안서를 가지고 기관 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의 경우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수 백억 원씩 출자하는 탓에 단독으로 투자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은 공동 투자자가 있다거나 대출 받는 금융기관이 우량하다는 점을 으레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관에 있는 투자 인력들이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을 모두 파악하고 있을 순 없다"며 "어느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등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즉 법적 구속력이 없는 투자 제안서가 자칫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사례는 점차 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 위상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NPS)의 뒤를 이을 '큰손'이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제는 사모펀드라고 방치할 게 아니라 투자자 보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이다.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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