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선박펀드

한진해운 유동성위기 탈출은 '산 넘어 산' 미 추가 양적완화축소로 자구계획추진에 차질 우려…해운경기전망도 불투명

Bonjour Kwon 2014. 2. 3. 19:38

2014.02.03 

김경호 기자 (webmaster@smedaily.co.kr)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한진해운은 올해도 유동성위기를 탈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채권단의 지원으로 유동성위기의 고비를 넘기기는 했으나 최근 미국의 추가양적완화조치여파로 자구계획추진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해운경기의 불투명, 채권시장의 양극화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동성문제로 씨름해야할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해 11월이 자구계획을 통해 2조원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데 이어 작년말에 채권단으로부터 3000억원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지원 받았다.

 

채권은행별 지원 규모는 산업은행 1200억원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각각 600억원 등 총 3000억원이다. 한진해운은 이 자금을 작년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850억원의 기업어음(CP) 상환과 올해 운영자금으로 사용해 유동성문제에서 한숨을 돌렸다.

 

한진해운은 이와 함께 작년 11월에 터미널 지분과 선박, 해외 부동산, 유가증권 등 보유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으로 최대 2조원의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 유동성위기 극복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추가로 양적완화를 축소키로 한데 따라 이같은 자구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의 추가 테이퍼링으로 신용국경제가 흔들리고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도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매각이나 직접금융조달여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추진이 예상대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회사채시장이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것은 신용등급이 낮은 한진해운에게는 회사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길이 막힌다고 봐야한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최근 회사채스프레드 추이에서 잘 나타난다.

 

최근 회사채 AA- 등급 3년 물의 스프레드는 지난달 27일 기준 0.43%포인트로, 지난해 말보다 0.08%포인트 줄어들었다. AA+ 등급과 AA0 등급의 스프레드도 한 달 새 각각 0.08%포인트 축소됐다. AAA 등급의 스프레드는 0.09%포인트 줄었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신용 등급이 다른 회사채 간의 금리 격차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통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확대되고 경기가 나아질수록 축소된다.

 

반면 A 등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 축소 폭은 미미했다. 1월에 A+ 등급과 A0 등급의 스프레드는 각각 0.0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고, A- 등급은 변동이 없었다.말하자면 한진해운처럼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는 사실상 회사채조달길이 막힌다는 예기다.

 

해운경기가 나아지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올해 해운경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HMC투자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춘절 이후 운임 방향성은 불확실성 높아 최근 CCFI 지수는 반등하고 있지만, 이는 춘절 이전 재고 수요로 인한 것”이라면서 “계절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드는 춘절 이후 시황은 여전히 축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고 있으나, 미주행 물동량의 증가세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여 미국 경기 회복 수혜에 대한 기대감은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올해 시장에 투입될 선복량은 170만 TEU, 2015년에는 179만 TEU로 여전히 선복 공급과잉이 심화될 전망이기 때문에 향후 해운경기  전망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한진해운의 수익력은 현저히 악화됐고 올해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작년 4분기에 매출액은 2조4578억원으로 전년대비 4.5% 줄었고, 영업이익은 1058억원 적자를 지속했다. 이는 주요 노선에서의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동기비 3.6% 증가했으나 미국의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주노선 물동량은 감소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은 이처럼 수익기반이 약화된데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미 양적완화축소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고비를 넘긴 유동성문제는 곧 가시화할 것으로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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