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선박펀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지분·경영권 포기 ㆍ조양호 그룹 회장 측에 넘겨… 물류 운송 대행업만 맡기로

Bonjour Kwon 2014. 2. 5. 23:27

2014.02.05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51·사진)이 한진해운 지분과 경영권을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에 모두 넘기고 물류 운송 대행업인 3자 물류 사업만 맡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5일 “최 회장이 최근 채권단과 조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진해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해운홀딩스를 신설법인과 기존법인으로 분할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분할 방식은 회사 재산과 주주 보유주식을 함께 나누는 인적분할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자산의 경우 신설법인이 한진해운과 상표권 사용수익 등을, 기존법인이 싸이버로지텍 등 3자 물류 계열사와 서울 여의도 사옥 등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도 신설법인과 기존법인으로 나뉘는데, 조 회장과 최 회장은 지분 교환을 통해 각각 신설법인 지분과 기존법인 지분만 가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의 품으로 들어간다.

 

한진그룹은 이후 신설법인을 한진해운과 합병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 합병 법인에서 유상증자를 실시, 한진그룹이 4000억원을 투자해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로써 조 회장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하늘(대한항공)-땅(한진택배)-바다(한진해운)’로 이어지는 물류사업을 모두 소유하게 됐다.

 

최 회장은 싸이버로지텍과 한진SM 등 3자 물류 기업을 경영할 것으로 보인다. 싸이버로지텍은 국내외 선사와 물류회사에 터미널 운영 시스템 등을 개발해 공급하고, 한진SM은 선박 관리부터 선원교육, 기술 자문 사업을 하는 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을 편입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한진해운홀딩스를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측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06년 타계한 남편 조수호 회장의 뒤를 이어 한진해운 경영을 맡아왔으며, 한진그룹에서 독립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해운업 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지난해 10월 한진그룹에 긴급자금을 요청하면서 사실상 한진해운을 포기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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