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2월 14일
"수익성과 안정성,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연기금은 '안정성'을 최우선해야 한다"
1조 6000억 원 규모의 군인공제회 대체투자 자산의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김진우 본부장(사진)의 투자 철학이다. 그는 "군인공제회와 같은 연기금은 회원들의 노후 생활자금을 책임지는 버팀목이기에 일회성 '대박'보다는 매년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기초체력이 좋아야 장수할 수 있듯 연기금도 항상 일정 수준의 튼실한 기초자산을 유지하고 있어야 수익도 내고 좋은 투자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며 "리스크 최소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분산이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의 기본 투자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런 투자 철학을 자신의 실생활에도 적용하고 있다. 그는 5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 분당 자택서 도곡동 군인공제회까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튼튼한 체력으로 맑은 정신을 유지해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군인공제회 대체투자2팀을 이끌다 지난해 3월 본부장으로 승진한 그는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대체투자본부에 많은 변화를 줬다. 한때 70%가 넘던 에쿼티 투자 비중을 크게 낮추고 채권형 자산으로 눈을 돌렸다. 지역별로는 10% 남짓하던 해외투자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가 과거에 에쿼티 부문에 집중 투자했다 일부 손실사례가 발생하면서 대체투자 자산의 규모가 줄고 안정성에 균열이 생기는 모습을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그는 본부장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목표를 '대체투자 자산의 건전성 회복'으로 삼았다.
이런 목표를 위해 그는 매년 수익을 인식할 수 있고 배당 등을 통해 꾸준한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분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올해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의 신규 투자 목표액은 4500억 원이다. 김 본부장은 이를 채권형 자산 65%, 에쿼티 투자 35%로 배분할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국내 투자 40%, 해외 투자 60%를 목표로 설정했다.
포트폴리오별로는 PEF 25%, 인프라 25%, 헤지펀드 16%, 사모대출(Private Debt) 13%, 부동산(Real Estate) 11% 등으로 세부계획을 세웠다.
김 본부장이 취임 후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경제회복 추세를 볼 때 국내보다 해외에서 좋은 투자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대체투자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돼 투자 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과 금리 상승 추세 등을 감안해 해외 실물자산과 헤지펀드 투자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실제로 미국 채권시장에 투자해 의미있는 성과를 얻었다. 미국 경기회복 추세를 면밀히 관찰한 뒤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 투자에 나서 좋은 수익을 거뒀다.
그는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2012년 말부터 국내 연기금 중 처음으로 CLO투자에 나섰다"며 "국내 보험사, 증권사 등과 손잡고 클럽 딜 형태로 CVC라는 운용사가 만든 CLO펀드에 투자했는데 꽤 성과가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군인공제회는 2012년 11월 109억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까지 3회에 걸쳐 CLO펀드에 총 548억 원을 투자했다. 최고 수익률은 24.9%를 기록했으며, 평균 수익률은 20%를 거뒀다.
그는 "다른 투자사들은 대부분 론쪽으로 들어갔지만 우리는 에쿼티형으로 투자해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좋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시장 기회가 더 존재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200억~300억 원 가량의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M&A 시장 투자 계획과 관련, 김 본부장은 "블라인드와 프로젝트 PEF를 합쳐 1000억 원 정도 출자할 것"이라며 "PEF 운용사가 어떤 딜을 들고 오느냐에 따라 투자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M&A 시장은 대기업 구조조정 매물이 많고 대형 블라인드 펀드들의 폭넓은 활동으로 그 어느 해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며 "좋은 기회를 골라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김진우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장 약력
△ 1982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 1996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 2002년 5군단 관리참모
△ 2003년 중앙경리단 계획운영처장
△ 2005년 연합사령부 재정관리실장
△ 2008년 군인공제회 금융사업본부 계획운영담당
△ 2010년 군인공제회 리스크관리팀장
△ 2013년 3월~ 現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장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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