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인 '새펀드평가'앞두고 운용사긴장,운용인력수, 메니저교체여부, 투자시스템등 미래성과 예측하는 정성평가도입 확대,중소형사에 상대적 불리.

: 2014-02-19

국내에 새로운 펀드 평가방식 도입으로 인해 자산운용사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행 펀드 평가는 수익률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새 평가방식이 도입되면 펀드 운용인력 수, 매니저 교체 여부, 투자 시스템 등을 주로 평가해 펀드 순위가 뒤바뀔 전망이다. 대형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이 높은 펀드라도 낮은 점수를 받으면 순위가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뚜렷한 투자철학을 갖고 인력·시스템 관리가 철저한 운용사의 펀드 순위는 높아질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내달 중순께 선진화된 새 펀드 평가방식인 '정성평가'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금융투자업계가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펀드 매니저수·인력이동도 평가

 

기존 펀드 '정량평가'는 수익률·위험지표·포트폴리오 등 계량화된 정보만을 판단한다. 하지만 새로 도입되는 '정성평가'는 운용철학·조직문화·인력이동·매니저 스펙·투자프로세스 등 성과 이외에 운용의 주요 항목을 평가한다.

 

기존의 정량평가가 수익률 등 과거의 성과를 보여줬다면, 정성평가는 투자철학·조직·프로세스 등으로 미래의 성과를 예측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모닝스타, 머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의 평가사들이 펀드·투자전략별 정성평가 등급을 매기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로인이 처음으로 정성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제로인은 수년 전부터 인력을 투입해 정성평가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4월에는 'KG제로인 기관투자가 세미나'를 열고 기관투자가 대상 정성평가 방안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성평가는 운용사가 펀드를 어떻게 운용하고 운용인력 수, 스펙, 경험, 투자프로세스 정착기간 등의 평가를 중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평가는 금융투자협회가 10년 이상 축적한 운용사 서베이 시스템을 활용한다. 주기적으로 계량적 정성평가를 실시하고, 탐방·인터뷰 등으로 자산운용사의 자산 유형별 최종등급을 결정한다. 정성평가 등급은 자산운용사의 자산별로 주식·채권·혼합형에 대해 부여한다.

 

정성평가 점수에 따라 AAA에서 C등급까지 각각의 항목에 대한 펀드 등급이 매겨진다. 이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위탁사 선정 및 재평가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새 평가방식 업계 엇갈린 반응

 

제로인이 정성평가를 도입하는 데 대해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기관이 위탁운용사 결정 시 이미 정성평가를 사용하고 있어 개인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현행 수익률 위주 분석인 정량평가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부문을 정성평가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평가방식 중 어느 것이 낫다기보다는 혼용하는 평가방법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형 운용사 관계자는 "정성평가가 모든 경우에 들어맞진 않겠지만 대체로 올바른 방향"이라며 "정성평가도 일률적인 잣대를 대기보다는 펀드 성격에 따라 다양한 평가방법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로인이 운용사 줄세우기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로 순위를 나누는 기존 정량평가는 근거가 명확해 토를 달 수 없을 것"이라며 "정성평가가 도입될 경우 제로인의 자의적인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