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美부동산 투자 연기금 1700억 날릴 판..손실 도미노? 아시아경제

Bonjour Kwon 2009. 12. 14. 10:51

2009.12.11

 

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미국 최대 부동산 프로젝트가 부도 위기로 몰리며 국내 연기금 7곳이 투자금 1700억원을 전부 날릴 위기에 처했다. 미국 부동산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부동산펀드의 연쇄 손실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기금 7곳은 지난 2007년 3월 국내 한 자산운용사를 통해 1700억원을 글로벌 부동산개발회사인 티시만 스파이어스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이 주 운용자로 참가하는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해당 사업은 뉴욕 월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 등이 인접한 맨해튼 핵심지역의아파트 단지 1만1000가구를 리모델링해 수익을 추구하는 미국 사상 최대 부동산 프로젝트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이 5억7500만달러, 세계 최대 연기금인 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이 5억달러, 플로리다 주정부가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모두 19억달러가 투자됐다. 이 가운데 1억6000만달러(약 1700억원)가 국내 연기금이 투자한 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를 올릴 수 없게 된 것은 아파트 소유가치가 사실상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현재로선 투자원금을 전부 날려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초 투자자들은 건물 임대료는 올려 채무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갚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이 적극 반발에 나서 집단소송을 제기해 승소함으로써 국내 연기금을 포함한 기존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7개 연기금을 비롯한 프로젝트 투자자들은 현재 손해배상을 위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편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확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추가적 손실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며 부실이 더 심해지면 이를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인식이 국내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은 내년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올해보다 최고 2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자산운용업계 부동산펀드 전문가는 "해외 부동산 투자는 대박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경제상황으로 봐선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며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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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英 HSBC빌딩 매입..괜찮나?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잇따라 영국 런던 소재 대형빌딩 매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장기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13일 관련 기관과 외신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이달 초 영국 런던의 도심업무지구에 있는 오피스빌딩 2곳을 3천5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45층짜리 HSBC 런던 본사건물을 1조5천억원에 매입키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이 타결되면 불과 한달새 2조원에 가까운 돈을 부동산투자에 쏟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잇단 런던 부동산 사재기는 영국 부동산 시장이 2007년 상반기 이후 가격이 조정돼 투자 수익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영국 부동산 시장은 2007년 3분기 최고점을 찍었던 영국 부동산시장은 같은 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2년여 가까이 하락세를 기록한뒤 3분기에 전분기보다 4.8% 오르며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반짝'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런 영국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에 대해 현지 관련업계는 부정적인 분석을 쏟아내 국민연금의 투자시점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영국의 부동산리서치업체인 'E&Y ITEM그룹'은 3분기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한 '가짜 새벽'(false dawn)이라며 내년 초부터 2년간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영국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현금을 가진 소수 자산가의 수요에 따른 것으로 지속력이 낮다는 것이다.

영국의 또 다른 리서치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내년 영국의 부동산가격이 10% 하락하고 2011년에는 5% 추가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미국 시카고 소재 부동산투자전문기관인 'JLL'을 포함한 다수의 리서치 기관도 유사한 예측을 했다.

특히 영국의 3분기 실업률이 7.8%로 매우 높은 상황에서 내년에는 GDP 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실업률도 더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공단 운용기금본부 해외대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영국에 투자했거나 투자할 부동산 매물은 임대율 100%에 임대잔여기간이 평균 10년 이상인 곳"이라며 "일부 가격하락이 지속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투자대상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율이나 임대수익은 그 나라의 경기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면서 "경기 하락 시 실물자산의 가치 하락까지 염두에 두고 적정한 가치를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큰손들 다시 외국 부동산에 눈독
저금리ㆍ환율하락으로 3분기 투자액 9배 늘어

작년 말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다시 늘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유동성을 확보한 기관투자가들이 국내에 비해 회복세가 더딘 해외 부동산을 싸게 매입하려는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국내 부동자금을 모아 외국 빌딩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생겨나고 있다.

3분기 들어 발 빠른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부동산 오피스 매입 자금을 확보하려고 만든 부동산펀드는 2651억원 규모다. 메리츠증권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새로 모인 펀드 자금은 702억여 원에 불과했다. 금융위기가 몰아쳤던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크다. 작년 7~9월에는 부동산에 투자하겠다고 돈을 모은 1조1800억원의 부동산펀드 중 87억원만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됐다.

특히 뚝 끊겼던 해외 오피스빌딩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다올부동산자산운용에서 말레이시아의 센트럴타워 오피스를 매입하기 위해 451억원의 사모펀드를 만들었고, 마이애셋자산운용에서는 지난 6월 금호종금이 인수한 미국 AIG뉴욕 본사 빌딩(1억5000만달러)에 투자하는 22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영국 런던 금융중심가 커네리워프에 있는 HSBC 런던 본사 건물을 약 1조500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황규완 메리츠증권부동산연구소 전임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이미 가격이 회복된 국내 오피스 밖으로 눈을 돌리려는 기관투자가들이 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로 펀드자금 모집이 이전보다 어렵지 않고, 환율이 하락해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과 사무실, 기타 부동산 투자로 흘러나가는 돈도 늘었다. 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2009년 1분기 875만달러(22건)에 그쳤던 주거용, 비주거용, 기타 부동산임대업 관련 투자는 2분기 1457만달러(21건)로 늘었다. 3분기에는 기타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급증해 1억4183만달러(33건)로 전 분기보다 9배가량 투자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와 부동산투자 관련 협회에서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투자세미나를 본격적으로 열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과 27일 각각 중국과 뉴욕 부동산 투자 관련 세미나가 열렸고, 기관투자가 80~100명이 참석했다.

지난 3일에는 서울 부동산포럼과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한성대 부동산대학원이 공동으로 `선진부동산시장 진출`에 대한 세미나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부동산포럼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가와 펀드가 가격이 하락한 선진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많지만 유동화증권(CMBS) 시장 부실 가능성이 있고, 실물경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라 철저한 분석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