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its

국내 리츠시장 덩치 확 커졌다 2010-01-05

Bonjour Kwon 2010. 1. 17. 08:29
 
부동산투자회사(리츠)의 자본금 규모가 지난해 말로 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 리츠제도가 도입된 지 약 9년 만이다. 특히 리츠 자본금은 지난 1년 동안 무려 2조2749억원이나 늘어 이 기간 리츠시장이 급속히 팽창했다.

전문가들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설립이 크게 늘어난 데다 지난해엔 경기회복세로 시중의 부동자금이 간접투자시장으로 대거 몰려 리츠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부동산간접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도 리츠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리츠시장 7조952억원으로 급성장

4일 국토해양부와 리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리츠 시장 규모는 자본금 기준으로 7조952억원으로 2008년 말(4조9203억원)에 비해 44.2% 늘었다.
리츠 시장 규모는 2002년 5584억원에서 2003년 1조267억원, 2004년 1조3167억원을 기록한 뒤 2005년과 2006년엔 각각 2조6246억원, 3조2966억원으로 각각 2조원과 3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007년에는 4조8626억원으로 늘어난 뒤 2008년에 4조8203억원으로 약간 감소했다.

리츠 회사 수도 2002년 4개에서 2003년 8개, 2004년 10개, 2005년 11개, 2006년 15개, 2007년 17개, 2008년 20개로 서서히 늘었으나 지난해 들어 36개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신규 설립된 리츠는 총 17개였으며 이 가운데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가 14개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CR리츠는 기업의 구조조정용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이처럼 CR리츠 회사 비중이 높은 것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됐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의 미분양을 대상으로 한 미분양리츠가 늘었고 여기에 단기유동성 부족에 빠진 기업들이 자사 빌딩을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CR리츠에 넘긴 사례도 크게 늘었다. 미분양 리츠의 경우 지난해 6개가 설립됐으며 8900억여원이 유입됐다. 리츠에 편입된 미분양아파트는 2228가구다.

■CR리츠, 기업유동성 지원 첨병

지난 한해동안 구조조정과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리츠를 활용한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서울 광화문의 금호생명빌딩과 반포동의 뉴코아강남점, 구로동의 애경백화점 구로본점 등이 CR리츠에 편입돼 해당 기업들의 유동성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

알투코리아 김태호 이사는 “지난해의 경우 세일앤드리스백방식을 활용한 CR리츠 설립이 많았다”면서 “매각 기업은 해당 빌딩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단기유동성 문제를 넘길 수 있었고 리츠(투자자)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골든나래개발리츠의 박검섭 상무는 “우리나라의 리츠와 부동산펀드 등 부동산간접투자시장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라면서 “간접투자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수의 기업 및 개인투자 위주에서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는 물론 개인투자자의 투자를 증진할 수 있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리츠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 온 최저자본금 요건 완화, 개발전문리츠의 최저자본금 확보 기간 연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은 지난해 국회 파행으로 처리되지 못해 올해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