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5
[ 황정수 기자 ]
고액 자산가들의 필수 투자상품으로 ‘메자닌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등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채권 발행사의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채권을 만기 보유해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에서 맴도는 요즘 같은 시황에서도 연 6%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기 힘들어 메자닌펀드에 대한 선호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000억원 유입
14일 펀드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국내 공모형 메자닌펀드에 총 963억원의 투자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2조5619억원이 빠져나갔다.
개별 상품 중에선 ‘JP모간글로벌전환사채(채권혼합-재간접형)A’의 설정액이 581억원 늘었다. ‘도이치DWS글로벌전환사채(채권혼합-재간접형)클래스A’에도 243억원이 들어왔다. 이들 펀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이 발행한 신용등급 ‘BBB-’ 이상 CB와 EB 등에 주로 투자한다.
◆연 6%대 안정적 수익 기대
메자닌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어도 연 6%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채권을 보유해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 발행사의 주가가 오르면 사전에 정해진 전환가격(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때 지급해야 하는 돈)을 주고 주식으로 바꿔 팔아 시세차익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전략을 활용한 덕분에 공모형 메자닌펀드 6종은 최근 3년간 연 5.5~6.5%의 수익을 냈다.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수익률도 2.82~3.28%다.
금리가 앞으로 올라도 걱정은커녕 혜택을 볼 수 있다. 김규범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마스터PB(부장)는 “금리가 상승하면 일반적인 채권의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반면, CB 등은 주식으로 바꿀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중위험·중수익상품을 선호하는 투자자는 자산의 20~30% 정도, 일반 성향의 자산가는 자산의 10%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 메자닌펀드도 ‘기지개’
KTB자산운용 등 운용사들은 강남 PB센터를 중심으로 ‘사모 메자닌펀드’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사모 메자닌펀드는 선진국 CB에 주로 투자하는 공모형과 달리 국내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주로 투자한다. 위험성은 공모 상품보다 높지만 연 8%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메자닌펀드도 원금손실 가능성은 있다. 채권 발행사들이 망했을 경우다. 이에 대해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1개 종목의 펀드 내 비중은 7~15% 정도로, 한 회사가 망해도 펀드 전체에 미치는 손실은 2.5~5% 수준”이라며 “우량 중소형사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다.
■ 메자닌펀드
주식으로 바꾸거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메자닌은 주택 1층과 2층의 중간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CB BW EB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어 메자닌펀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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