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2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생소해 보이는 중동아프리카(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펀드가 꾸준한 수익률로 빛을 발하고 있다. 해외펀드 가운데 자금규모가 제일 작지만 매해 플러스 수익을 올리더니 올해 들어서는 수익률 2위로 올라섰다.
2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MENA펀드 6개는 평균 7.94%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는 해외펀드들 가운데 인도(8.7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4.69%)에 비교해도 월등하다.
◇ 선진국·신흥국펀드 부진한데…나홀로 수익률 '으뜸'
MENA펀드는 올해 들어 선진국은 물론 신흥시장으로 주목받은 브릭스(BRICs) 펀드마저 수익 저하를 면치 못한 상황에서 규모가 작은 데도 제법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MENA지역에 투자하는 국내펀드 6개에는 모두 427억원이 설정돼 있다. 해외펀드 가운데 가장 소규모다.
펀드별로는 KB자산운용의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A'이 연초 이후 수익률 15.20%로 가장 높은 성과를 거뒀다.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C-E(15.14%)',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C(15.01%)'도 마찬가지다. 프랭클린템플턴 투신운용의 '프랭클린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Class A'도 13.38%로 뒤를 쫓았다.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주식)A'와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주식)C-E', 'JP모간중동&아프리카증권자투자신탁(주식)C 5'도 각각 4.64~4.66%의 수익률을 올리며 선방했다.
눈에 띄는 점은 MENA펀드가 장기 누적 수익률 면에서 해외펀드들 중 유일하게 지속적인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년 수익률(12.72%), 2년 수익률(19.52%), 3년 수익률(22.07%), 5년 수익률(68.32%)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수익률 1위인 'KB MENA증권자투자신탁(주식)A'의 경우 1년 수익률 55.56%, 5년 수익률 116.44%에 달한다.
◇ 성장 잠재력 높아…글로벌 금융시장 악영향 적어
MENA지역의 대표적인 국가로는 이집트, 리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이 있다. 정정 불안이 단점이지만 풍부한 석유와 천연자원, 젊은 인구구조 등 경제적인 면에서는 성장잠재력이 높다. 한창 경제활동을 하는 20~50세 인구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MENA지역은 이같은 여건을 발판으로 건설, 오일 가스, 정제, 전기발전, 석유화학 분야에서 인프라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내수시장 확대에 따른 소비활성화도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선진국을 따라 움직이는 글로벌 금융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것도 장점이다. 이 지역은 세계경제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에 대해 산업구조상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미·중발(發) 악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특히 MENA지역 중에서도 걸프협력국가(GCC)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현황, 외환보유고 등 거시적인 면에서 건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이들 지역국은 최근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처에도 통화충격이 여타 신흥국들보다 적었다. 통화가치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들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 정치적 리스크· 작은 시장규모 감안…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유용
다만 정치적 불안과 영세한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틈새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 많다.
이집트와 리비아의 경우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혁명 이후로도 정치·종교적 이유로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을 겨냥한 피랍·테러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장규모가 워낙 작다보니 거래량이 적고 유동성도 낮은 편이다.
강성호 KB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 팀장은 이와 관련 "MENA 지역은 한 국가가 아니라 여러 나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유동성을 고려해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쪽으로 탄력적인 운용을 해야 한다"며 "GCC는 경제상황과 유동성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에 주가 급락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또 "정치적 리스크 문제는 한 국가의 지정학적 위험을 파악해 이를 피할 것인지 혹은 단기이슈로 보고 저가 매수기회로 삼을 것인지 판단하는게 중요하다"며 "정치적 이슈는 항상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니저가 이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느냐가 수익률과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에 대한 경제 우려가 많아진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성이 좋은 지역은 맞다"면서도 "시장이 작고 정치적 변동성에 따른 불안이 남아 있는 만큼 큰 비중을 두거나 메인으로 삼기보다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때 새로 대체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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