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기로에선 연기금 .국내주식 투자 GO? STOP?순매수 행진. 멈추고 다시 ‘팔자’.. 대신 해외 부동산 등 해외투자집행 늘려

Bonjour Kwon 2014. 4. 16. 16:03

2012년 4월부터 24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으로 코스피의 큰 축을 담당해 온 연기금이 최근 기로에 섰다. 가격 부담이 높아진 국내 증시 대신 해외투자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환매 물량과 외국인 매수세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연기금의 향방은 박스권 돌파를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거래일 연속 이어오던 순매수 행진을 멈추고 16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2조~3조원까지 육박했던 분기별 순매수 규모도 지난 1분기 1조8000억원으로 주춤했다. 

반면 해외투자 집행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달 들어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미국의 오피스빌딩 3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출채권에 1050억원 투자한 것을 비롯해 군인공제회도 비슷한 시기에 해외 헤지펀드에 66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1500억원대에 그쳤던 해외투자 규모를 올해 46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이 같은 해외투자 강화 추세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3대 연기금(국민연금ㆍ사학연금ㆍ공무원연금)을 비롯한 주요 공제회의 중장기 자산운용 배분 전략에 따르면 대부분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거나 동결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큰 손’ 국민연금의 자금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최근 한 포럼에서 “현재 427조원 규모인 국민연금은 한국 시장에서 기금을 운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여러가지 애로와 제약이 있다”면서 “국내의 시장규모나 리스크 등을 감안했을 때 해외투자가 국내보다 유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도 2012년 58.0%에서 지난해 52.5%까지 낮아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평균 40% 가량 4대그룹 비중을 높여왔지만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기금의 대형주와 우량주 중심 투자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기금의 이러한 관망세는 박스권 돌파를 노리고 있는 코스피에 부정적 재료로 다가갈 가능성이 있다. 연기금의 한 기금운용 관계자는 “코스피 2000선은 가격 부담이 대체로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매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연기금의 하반기 추가 매수 여력이 충분한 만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연기금의 자금집행 계획이 정해져 있어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국내 주식투자가 늘어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연기금은 국내 주식시장에 상반기보다 31.57%증가한 5조7923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