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개발

中 경기둔화에 무너진 'EMU'( 에너지·광산·유틸리티) 신화. 기술·미디어·통신(TMT) 분야가 글로벌 M&A시장의 ‘뜨는 해’라면 EMU는‘지는 해’.

Bonjour Kwon 2014. 4. 20. 14:27

[TMT가 떴다]④

기사입력 2014.04.20

 

- 中 경기둔화에 M&A 의욕 꺾여

- 성숙된 시장도 문제점으로 지적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기술·미디어·통신(TMT) 분야가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뜨는 해’라면 에너지·광산·유틸리티(EMU) 분야는 ‘지는 해’다.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 전문 조사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EMU 기업의 M&A 규모는 875억달러(약 90조7813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8.9% 감소했다. 이는 2006년 547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같은 기간 1764억달러를 기록한 TMT 분야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EMU 분야의 올 1분기 글로벌 M&A 시장 점유율도 13.8%로 전분기(24%)보다 크게 줄었다.

 

글로벌 M&A 시장에서 EMU와 TMT의 역전 현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2012년 당시 5870억달러였던 EMU 분야의 M&A 규모는 2013년 4270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반면 TMT 분야의 M&A 규모는 같은 기간 179억달러 늘어난 5101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가 EMU 기업들의 M&A를 위축시키고 있다. 2000년 이후 중국 경제는 개혁 개방을 통해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중국 경제 성장에 힘입어 원자재 가격과 수요가 크게 상승했고 EMU 기업들의 유동성 자금은 넉넉해졌다. EMU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공격적인 M&A를 펼쳐왔다.

 

그러나 2012년 중국의 8% 경제성장률이 무너진 이후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EMU 기업들의 M&A 의욕도 꺾였다. 원자재 가격 하락세도 악영향을 미쳤다.

 

EMU 시장이 이미 성숙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EMU 시장은 사실상 독과점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M&A를 추진할 만한 가치를 가진 기업을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원유 탐사에서 생산까지 담당하는 대형 원유기업들은 M&A보다는 스핀오프(spin-off·분리매각)을 통해 효율성 재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들 EMU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해 M&A에 나서기보다 배당과 설비 투자에 유동성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셰일가스 혁명이 EMU 분야 M&A를 되살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