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03.13 08:28
유력한 인수후보 있는데도 시간 끌어
산유국 국부펀드 등 관심 투자자 많아
높은 가격 받으려 빨리 매각 시작한 것
[본 콘텐츠는 3월 13일 08:28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있는 파인애비뉴 A동과 B동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사무용 빌딩 ‘파인애비뉴 A동’ 매각에 나선지 반년이 지났다. 국내 부동산 운용사뿐만 아니라 해외의 국부펀드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은 묵묵부답이다. 매각 의지는 있는 것일까. 그 속내를 들여다봤다.
파인애비뉴 A동은 서울 을지로2가 203번지에 있는 쌍둥이 빌딩 중 하나다. 지하 6층~지상 25층, 연면적 6만5774㎡로 지난 2011년 준공됐다. 접근성·인지도·관리상태·규모 등에서 최상위급에 속해 있는 건물이다. 현재 SK건설이 100% 임차중이다.
펀드만기를 2년 정도 앞둔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은 존스랑라살코리아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직전에 바로 옆 B동이 3.3㎡당 2450만원에 팔렸다. 을지로 일대 사무용빌딩 가격이 최고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왔던 시점이다. 미래에셋운용의 조기매각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 같았던 매각은 연말을 넘기며 지지부진했다. 예비적격후보(Short List)에는 하나운용, 케이탑리츠, 코람코신탁이 올랐다. 이 가운데 3.3㎡당 2560만원. 총 5000억원을 제시한 코람코신탁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딱 거기까지였다. 코람코는 이후 매각 진행에 관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좋은 조건에 매각하기 위한 카드 하나를 손에 쥐었다.
같은 시기. 다른 한편에서 미래에셋은 아제르바이잔의 석유 기금 펀드 소파즈(SOFAZ)와 협상을 진행했다. 소파즈는 2012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후 국내 자산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운용자산은 현재 360억달러에 이른다. 국내 입찰이 협상의 카드였는지는 알 길은 없지만 어쨌든 미래에셋은 꽃놀이패를 쥔 형국이다.
여전히 국내에는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가 산재해 있다. 코람코신탁의 평판과 트랙레코드, 기대수익률 등을 감안했을 때 투자자 자금 모집은 수월할 전망이다. 산유국 국부펀드들은 처음부터 고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 석유고갈에 대비해 당장보다는 몇 십년 후를 보며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 가격이 높아도 공실률이 낮아 장기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프라임급, 이 중에서도 랜드마크 빌딩에 주로 관심을 갖는다. 이들에게 파인애비뉴 A동은 좋은 투자처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카드가 있다. 미래에셋이 여유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펀드 만기도 1년 반 가량 남아있고, 펀드 만기를 연장도 어려울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입찰 과정에서 SK건설은 2017년 6월 이후 임대계약을 연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입찰을 진행했고 협상을 하고 있지만 서둘러 매각할 이유가 없지 않냐"며 "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매각하기 위해 예정보다 빨리 매각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펀드 투자자의 조기 투자 회수 요구가 남아있다. 매각을 조기에 진행한 배경이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파인애비뉴 A동 펀드에는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기업공개(IPO)를 검토했던 미래에셋생명이지만 현재 실적은 그리 좋지 않다. 2011년 한해 13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230억원에 그쳤다. 미래에셋운용의 A동 매입 가격은 3400억원. 코람코신탁에 매각한다 해도 1500억원 이상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으로 매각할 경우 미래에셋생명은 수백억원의 차익을 올릴 수 있다. 최근 사모펀드(PE) 시장에서도 투자자의 요구 때문에 투자 기업을 매각하거나 최소한 매각하려는 시늉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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