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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팔리는 토종 외식브랜드 ‘藥될까, 毒될까’

Bonjour Kwon 2014. 4. 28. 05:02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on 2013년 12월 04일

 

지난 2008년 11월 미국계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가 우리나라의 유명 외식 기업 놀부NBG를 전격 인수했다. 놀부는 김순진 전 회장이 1987년 서울 신림동 시장 뒷골목에 16.5㎡(5평) 규모로 문을 연 식당 ‘골목집’에서 출발, 창업 30년 만에 전국 총 8개 브랜드, 700여 개 직영점과 가맹점을 거느리며 국민의 사랑을 받은 외식기업이었다.

 

이렇듯 국민적 한식 브랜드가 외국 자본에 팔렸다는 소식은 프랜차이즈 창업 1세대 기업이란 상징성과 창업주 김순진 전 회장의 유명세와 맞물려 국민과 프랜차이즈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모건스탠리가 왜 놀부를 인수했을까. 분명 투자회사로서 모건스탠리는 놀부의 브랜드 가치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했을 것이다. 모건스탠리 같은 글로벌 투자회사의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인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국 자본의 국내 프랜차이즈에 대한 관심과 평가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놀부 인수에서 보듯 우량한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최근 외식산업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국내 외식업체들이 예전의 주먹구구식 운영에서 벗어나 과학적이고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을 속속 갖춘 점도 한몫하고 있다.

 

한편, 국내 외식업체 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움직임도 주목되는 현상이다.

최근 이탈리안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브랜드 ‘보나베띠’를 운영하는 ㈜꼬레벵이 원조 파스타 브랜드 ‘스파게띠아’를 한 입에 집어삼켰다. 보나베띠의 스파게띠아 인수 소식 역시 외식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스파게띠아는 1996년 서울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스파게티 대중화를 선도하면서 이탈리아 요리를 한국에 널리 알린 브랜드였다. 그런데 신흥 외식 브랜드인 보나베띠가 전통의 브랜드 스파게띠아를 인수함으로써 신구 간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파게띠아의 본사였던 썬앳푸드는 유명 외식 전문회사로 남수정 대표는 1995년 회사 설립 뒤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 문화를 국내에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스파게띠아를 제외하고도 현재 ‘매드포갈릭’을 포함한 총 6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썬앳푸드는 스파게띠아 인수자 선정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회사 설립과 궤를 같이해온 고유 브랜드의 매각이었던 만큼 향후에도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양수자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결국 보나베띠의 꼬레벵을 낙점했다.

 

꼬레벵 역시 와인과 이탈리아 요리를 접목한 보나베띠를 운영하며 2007년 와인바가 활성화되던 시기에 첫선을 보였다. 이후 보나베띠는 어렵고 복잡한 이탈리아 요리의 표준화된 레시피를 제공해 어떤 가맹점에서라도 쉽게 조리와 매장 관리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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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심을 끈 외식업계 인수 사건으로는 치킨 전문 브랜드 ‘BBQ’로 유명한 외식 그룹 제네시스BBQ의 형제 브랜드인 ‘BHC’를 외국 금융사인 시티그룹이 잡아먹은 것이다. 시티그룹은 국내 가맹점의 매출 확대와 해외 진출을 목표로 BHC를 운영해나간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도 커피 전문 브랜드 ‘할리스커피’를 인수했다. IMM PE는 할리스커피 운영업체 할리스에프앤비의 지분 60%를 취득하는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이 같은 유명 외식업체의 잇단 인수 움직임에 국내외 큰손들의 관심도 우량 외식업체에 집중되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인수 시 주의할 점도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브랜드와 시너지 효과 부분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또한 브랜드 가치와 기업의 영속성을 진단해 향후 매장 개설 여력이 충분한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브랜드는 무형재산이기에 매매가격 설정 기준에 모호한 부분이 많다. 그만큼 합리적인 가격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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