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0
삼성생명이 같은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을 인수한다. 삼성생명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지분 5.5%만 보유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삼성증권(65.3%), 삼성중공업(3.9%), 삼성화재(1.2%) 등도 이사회를 열어 보유 지분을 삼성생명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생명의 지분 매입 대금은 39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100% 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는 다양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 이유는 삼성생명의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삼성생명은 전체 자산(약 200조원) 중 4분의 3가량인 150조원을 국채·회사채, 해외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있는데 펀드·자산 운용 능력이 있는 삼성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세금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배당을 받을 때 '배당세'를 내야 하지만 지분을 100% 보유하면 배당세를 완전히 감면받을 수 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피하기 위한 지분 매입이라는 해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운용 자산의 절반가량을 삼성자산운용에 맡기고 있어 재벌 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지분 매입에 따라 이런 논란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기업 오너와 가족 등의 지분이 3%가 넘는 상황에서 일감을 과도하게 몰아주면(매출 30% 초과)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7.7%)과 이부진호텔신라 사장(5.1%),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2.6%) 등이 삼성자산운용의 지분을 총 15.4%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삼성생명이 넘긴 일감 때문에 발생한 삼성자산운용의 매출이 10%에 불과해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은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자산운용이 삼성생명에 인수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논란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삼성증권도 삼성선물의 지분 100% 매입을 추진하는 안건을 이사회를 통해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