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전문투자형)

"최소 은행이자 두배 수익률?"…맞춤형 사모펀드(전문투자형) 투자시대! 사모펀드설정 급증.4월말현재. 사모펀드수 7884개 작년초비1293개 증가

Bonjour Kwon 2014. 5. 11. 22:55

2014-05-11

◆ 사모펀드 투자시대 ◆

 

"주식, 채권, 부동산은 물론 해외 투자나 헤지펀드까지 입맛에 맞는 펀드는 어떤 것이든 만들어 드립니다." '다품종 소량생산'과 '맞춤형 상품'이 사모펀드의 최대 장점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국내 사모펀드는 7884개다. 이는 작년 초에 비해 1293개 증가한 수치다. 반면에 같은 기간 공모펀드는 3257개에서 3382개로 125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체된 모습을 보이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 공모펀드에선 담기 힘든 다양한 자산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비상장사인 카카오톡에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설정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은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에 더해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높게 점쳐지면서 장외시장에서 인기리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 펀드는 삼성증권을 통해 판매됐는데, 모집 사실이 알려지자 순식간에 자금 350억원이 몰리며 완판됐다.

 

돈을 굴려주는 선수들의 '급'이 다르다는 점도 사모펀드가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달 브레인자산운용이 출시한 사모펀드 '브레인 한라 1호'가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최고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가 운용한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한 것이다.

 

최근 한 증권사는 가치주 투자로 명성이 높은 펀드매니저가 자산의 절반을 직접 운용하는 조건을 내세워 사모펀드를 모집했는데 순식간에 투자자 49명이 모두 채워지며 완판됐다. 매니저 이름을 내세운 사모펀드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에 이르자 펀드 형태는 아니지만 사모투자를 표방한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초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가 운용 자문을 하는 파생결합사채(ELB) 사모상품을 판매했는데, 출시 3일 만에 190억원이 몰리며 완판됐다.

 

대신증권은 사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를 판매 중인데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공모펀드에선 편입 채권을 운용사에서 일률적으로 고르지만, 사모형의 경우 투자자들이 직접 지정할 수 있다. 또 공모펀드의 경우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이 최대 10%인 데 반해 사모펀드는 10% 이상도 배정받을 수 있다. 이순남 대신증권 선릉센터장은 "선릉센터에서만 개인투자자 30여 명이 평균 2억~3억원씩 투자를 하기로 이미 약정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롱숏펀드와 가치주펀드 일색인 공모시장과는 달리 차별된 투자전략으로 무장한 '희귀펀드'들이 다양하다는 점도 사모펀드 투자의 매력 중 하나다. 쉽게 말해 공모펀드 시장은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라면, 사모펀드 시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롱테일 시장이라는 얘기다.

 

SK증권 '옵티마펀드'도 사모펀드 투자자들만 만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펀드는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의 알고리즘 투자전략을 기반으로 운용된다. 문 교수가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스스로 사고파는 자동매매를 단행하는데, 이 전략으로 운용되는 펀드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15% 내외로 상당히 탁월하다. 옵티마펀드 운용사인 현대자산운용과 마이에셋자산운용은 이 펀드를 최근 9개나 설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 사모펀드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모펀드 비중은 2012년 말 기준 0.09%에 불과하다. 반면 선진국의 경우 이 같은 비중이 미국은 8.83%, 영국은 11.8%로 높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 증가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용어 설명>

 

▷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 비공개로 소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크게 단순 투자 목적으로 펀드로 운용하는 주식형 사모펀드(일반 사모펀드)와 특정 기업 주식을 대량으로 인수한 후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사모투자전문회사로 구분한다.

 

[이은아 기자 / 오수현 기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