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6 오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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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저금리 장기화로 투자영역 확대…은행 독점 무너지고 조달 다양화]
저금리에 목마른 보험사들이 인수금융시장으로 투자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은행이 주도했던 인수금융시장에 보험사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인수금융전용펀드 '신한시니어론펀드'의 모집자금 5650억원 가운데 2/3가 보험사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자금은 일부 공제회가 채웠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 운용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당초 4000억원 수준으로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었지만 신한생명, 교보생명,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13개 보험사가 참여하면서 투자 규모가 늘었다고 밝혔다.
신한시니어론펀드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투자 받은 뒤 M&A(인수·합병) 기업에 필요한 돈을 빌려주는 사모부채펀드(PDF, Private Debt Fund)다. 개별 M&A마다 단발성으로 조성되는 프로젝트 PDF와 달리 펀드를 먼저 조성한 뒤 투자 대상을 찾아 지속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블라인드 펀드 방식으로 신한시니어론펀드가 국내 최초다.
신한시니어론펀드에 보험사들이 몰린 것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진 탓이 크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2010년 3분기 5.3%에서 지난해 3.9%까지 떨어졌다. 보험사로선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돈은 많은데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PDF는 연 6% 안팎의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낮은 편"이라며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금운용이 고민인 보험사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펀드에 대한 보험사의 수요도 크게 작용했다. 프로젝트 PDF의 경우 투자할 때마다 내부 승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 투자 절차가 번거로웠다. 시장 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금리+α(추가수익)'를 기대할 수 있는 블라인드 펀드에 대한 보험사의 수요와 신속한 자금조달이 필요한 M&A 시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이라고 평가했다.
PDF의 투자구조를 감안하면 5600억원대의 신한시니어론펀드가 M&A시장에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1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기업을 인수할 때 통상 자금의 절반가량이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돼 5600억원대 인수금융이면 1조원대 M&A가 가능하다.
은행이 주도해왔던 인수금융시장에 보험사가 다크호스로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M&A 시장에서 PEF(사모펀드)는 자본시장통합법상 지분성 투자만 할 수 있어 대출 자금은 주로 은행에 의존해왔다. 이 결과 대형 M&A 과정에서 은행권 입김은 절대적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PDF의 등장은 은행권의 인수금융시장 독점구조가 무너지고 인수금융 주체가 다양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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