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L 투자

日오릭스, 한국 부실채권시장 노린다 2011.01.26

Bonjour Kwon 2011. 2. 15. 08:28

일본계 종합금융그룹 오릭스가 국내 부실채권(NPLㆍ무수익여신)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활발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오릭스 고위 관계자 3명은 최근 한국에 들어와 열흘 일정으로 대형 시중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NPL 관련자들을 만나 심도 있는 시장 탐색 작업을 벌였다.

지난달 둘째주를 포함한 열흘 동안 한국에 머문 오릭스 관계자는 특수투자 관련 책임자(Managing Director) 1명, 상업부동산저당증권(CMBS) 담당 임원(Executive Director) 1명, 선임 매니저(Senior Manager) 1명 등이다.

오릭스 관계자와 면담한 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오릭스가 최소 1년 이상 국내 부실채권시장에 대해 공부했고 진출은 시기와 규모가 문제지 마음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국 부실채권시장의 기대 수익률과 진출 방식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며 "다른 문제보다 일본 엔화와 한국 원화의 환율 리스크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오릭스는 국내 부실채권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현지법인을 신규 설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채권 투자를 전담하는 자산운용사를 신설해 투자할 만한 채권을 골라내고, 현지 자산관리법인도 설립해 이익 실현까지 직접 부실자산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국내 NPL 투자사에 돈을 맡기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종합금융업체인 오릭스는 다른 금융업체에 자금을 태우는 LP(유동성 공급자) 역할보다는 직접 뛸 가능성이 높다.

김형호 한국채권자산운용(가칭) 대표는 "일본은 제로금리와 엔화 강세로 한국 자산을 매우 싸게 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오릭스의 한국 부실채권시장 진출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보통 NPL시장 플레이어들이 10~20% 수익률을 노리는 만큼 오릭스도 최소 그 정도 기대수익률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화 대비 엔화가치가 더 높아지면 오릭스는 그만큼 환손실을 입을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업계에선 원화 대비 엔화 강세가 향후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오릭스가 원화 강세에 따른 환이익을 기본으로 깔고 국내 부실채권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내 부실채권시장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부실채권을 헐값에 내놓으면서 형성됐다. 론스타, 뉴브리지캐피털 등이 당시 외환은행과 제일은행의 부실채권을 인수해 수조 원의 이익을 손에 쥐기도 했다.

최근 국내 NPL시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실해지면서 다시 뜨거워지고 있는데 업계에선 10조~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오릭스는 지난해 11월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운영 중인 일본 프로야구단 오릭스 버펄로스에 한국 야구 투수와 타자 양대 축인 박찬호와 이승엽 선수를 영입한 것도 이런 행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 용어설명 >

무수익여신(NPLㆍNon Performing Loan) : 금융회사가 돈을 빌려주고도 이자를 받을 수 없는 부실채권을 뜻한다. 부실채권을 들고 있는 은행 등 금융사는 NPL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매입자는 액면가 10% 미만 가격에 사들여 채권추심을 통해 고수익을 노린다. 1~3개월 연체된 여신을 `요주의`, 3~6개월 연체되면 `고정`, 6개월 이상 연체 시에는 `회수의문` 등급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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