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7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경쟁입찰 관건]
GS건설이 매각 중인 파르나스호텔을 PEF(사모투자전문회사) 운용사 IMM프라이빗에퀴티가 '7500억+α'의 가격에 사들이기로 했다.
6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이 거래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IMM을 우선협상자로 내정하고 이들과 사실상 배타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구두로 IMM이 우선협상자가 됐다는 사실을 통보했고 남은 관건은 7500억원 안팎으로 제시된 입찰가격을 8000억원까지 상향하자는 매각자 요구에 집중된다.
기업 M&A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인 IMM이 사실상 부동산 자산 거래인 파르나스호텔에 뛰어든 것은 시장의 의문을 사는 일이다. 이들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홍콩의 거 캐피탈 등 부동산 운용에 실력을 발휘해온 경쟁자를 물리치고 이번 거래에서 8000억원에 가까운 최고 가격에 자산을 사들일 경우 통상의 PEF가 바라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겠냐는 물음이다.
파르나스는 지난해 1808억원의 매출액과 1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후하게 700억원으로 봐도 11~12배에 부동산 자산을 사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금의 절반 이상을 차입 금융으로 충당해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낮은 한 자릿수에 머물 거라는 우려다. 일반적인 PEF 운용사가 15%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조건에는 부합하지 않는 거래로 평가된다.
IMM은 이런 우려를 자금회수 전략으로 만회할 계획을 갖고 있다. 투자자산의 현금창출력이나 배당회수 가능성은 앞선 우려대로 상당히 낮다. 그러나 해당 자산의 지정학적 가치가 상당해 3~5년간 인수 금융에 대한 이자만을 치를 현금창출력이 유지된다면 최대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인수구조를 짤 수 있다. 그리고 차후 이를 전략적 투자자(SI)에 넘겨 되팔 때에 그동안 미뤘던 차익을 남기려는 전략이다.
파르나스의 주요 자산인 인터컨티넨탈호텔 부지는 인근의 코엑스 및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와 함께 강남의 마지막 남은 거래 가능한 상거래 중심지로 손꼽힌다. 현재 매물 상태인 한전 본사를 두고 국내 최대 그룹사인 삼성과 현대차가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다툼에서 낙오한 한 축이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파르나스호텔을 차후에 원할 거라는 게 IMM의 계산이다. 강남 동쪽의 상거래 중심에서 잠실 지역을 롯데그룹이 차지하고 삼성동 주요 업무지구를 삼성과 현대차가 결국 나눠가질 거란 전망이 이 호텔 투자의 동기로 파악된다.
IMM의 남은 관건은 거래성사가 8부 능선을 넘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주요 펀드 출자자인 국민연금의 재가를 얻을 수 있느냐에 집중된다. IMM은 2011년 말 IMM로즈골드Ⅱ라는 이름의 7300억원 약정액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이중 대부분을 2년 반 동안 투자해 소진했고 1000억원 이하의 잔여액을 남겨둔 것으로 분석된다.
IMM이 이번 투자에 자신들의 의지대로 쓸 수 있는 IMM로즈골드Ⅱ 잔여액을 종자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2000억~3000억원을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얻어내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8000억원 중 나머지 4000억원 이상은 사실상의 부동산 담보 대출 성격인 금융권 차입으로 충당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관전 포인트는 IMM이 그린 청사진의 윤곽을 국민연금과 다른 연기금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있다. 일단 경쟁거래에서 IMM이 다른 부동산 전문 투자사를 가격으로 제압했다는 데에서 연기금들에는 부담이 생긴다. 차입이자비용은 파르나스의 현금창출력으로 충당한다고 해도 3~5년 후의 부동산 경기를 IMM이 쉽게 예측할 수 있겠냐는 문제다. 삼성이나 현대차와 같은 대형 인수주체가 당시까지 매입의사를 유지할지도 미지수다.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 등의 경우 2007년 우리투자증권 PEF 사업부가 이끄는 마르스2호에 약 1700억원을 출자해 부동산 자산인 레이크사이드CC를 매입했다. 이 역시 경기도 용인시 인근에 에버랜드를 보유한 삼성그룹을 다분히 의식해 진행한 전략 투자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딜은 수차례 매각 실패 끝에 올해 3월 기대했던 1조원에서 3차례나 할인된 3500억원에 마무리됐다. 거래에 돈을 댄 주요 출자자들은 적잖은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법원은 당시 교직원공제회 투자 책임자인 김평수 전 이사장에 "레이크사이드CC 투자손실 565억원 가운데 70%인 395억원의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민연금은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이 취임한 이후 프로젝트 PEF 투자에 극히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몇몇의 투자사례가 상당한 평가손실을 내면서 사후관리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PEF 투자를 총괄하는 대체투자실은 올 초 구성원이 대폭 교체돼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IMM의 파르나스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깊지만 이 운용사가 최근까지 실패하지 않는 거래실적을 유지해온 것은 딜 성사를 낙관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이다. 토종 운용사인 IMM은 3000억원대의 로즈골드 1호와 7000억원대 2호를 거쳐 최근 1조2000억원대의 3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국내 연기금들의 신뢰가 그만큼 깊다는 의미다. 최근에도 하이마트 투자와 근화제약 거래 등을 통해 20% 안팎의 수익을 출자자들에 안기며 기대에 부응했다.
거래 관계자는 "IMM은 국내 PEF 운용사 중에서 재벌 대기업과 그 오너들의 생리를 가장 잘 이해하면서 그를 활용해 투자실익을 거두는데 노하우가 있다"며 "파르나스 투자는 IMM이 그동안 해온 거래들과 표면상 달라 보이지만 결국 투자수익을 국내 재벌에 대한 매매차익으로 기대한다는 데서 같은 맥락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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